목차
관련 프로젝트

로빈후드(Robinhood)가 어제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과 주당순이익은 예상치를 소폭 밑돌며 주가는 어닝콜 이후 하루만에 8% 넘게 급락했지만, 크립토 업계의 관심은 실적보다 어닝콜 내용에 쏠렸다. 블라드 테네브(Vlad Tenev) CEO가 로빈후드 체인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리겠다고 밝힌 뒤, 폰즈(Pons), AI(Artificial Inu), 오르비오(Orbio) 등의 생태계 주요 토큰들이 10~30% 가량 일제히 급등했다.
랠리의 직접적인 계기는 블라드의 발언이었다. 로빈후드 체인과 지갑을 중심으로 한 생태계의 성장이 회사의 예상을 넘어섰다는 인정과 함께, 빌더들로부터 지원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으며 이를 위해 팀을 새로 꾸리고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시장은 이를 로빈후드가 체인 위 네이티브 프로젝트를 직접 밀어줄 것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어닝콜 전체를 놓고 보면, 로빈후드가 체인에서 키우려는 것과 이번 랠리를 이끈 생태계 토큰들 사이에는 분명한 거리가 있다. 어닝콜을 통해 드러난 로빈후드의 우선순위를 정리하고, 이를 생태계 토큰에 대한 시장의 기대와 대조해 보았다.
1. 어닝콜이 가리킨 우선순위
1.1 시퀀서 수수료보다는 주식 토큰 TVL을 목표로
블라드는 온체인 사용에 높은 수수료를 매기는 사업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며, 체인의 장기 지속성을 판단하는 지표로 주식 토큰 TVL을 꼽았다. 로빈후드 체인의 차별점은 실물자산(RWA)에 있다는 것이다. 시브 버마(Shiv Verma) CFO도 3분기 체인 수수료가 총액 약 5,000만 달러, 순액 약 2,500만 달러였다고 밝히면서도, 체인 팀의 목표는 매출이 아니라 TVL과 개발자, 주식 토큰의 성장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 9월에 있었던 수수료 호황을 로빈후드 팀이 어떻게 보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100y가 이전 아티클에서 언급했다시피 로빈후드 체인의 하루 네트워크 수수료는 9월 4일 약 827만 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10월 중순 3~4만 달러로 99% 넘게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현물 거래량은 하루 6~7억 달러 이상을 유지했다. 로빈후드는 아비트럼 기반 체인이기에 블록 공간의 혼잡도에 따라 수수료 요율이 결정되는데, 밈코인 발행이 폭증하며 생긴 혼잡이 사라지자 수수료도 함께 감소한 것이다. 로빈후드는 가스 한도를 높여 처리 용량을 의도적으로 올리며 수수료를 낮췄으며, 이는 로빈후드가 밈코인 열기가 만든 수수료 수입을 지속가능한 매출보다는 UX 방해요소에 가깝게 생각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1.2 런치패드 다음 단계의 애플리케이션
블라드는 지금까지 체인에 등장한 애플리케이션이 런치패드나 유동성 풀처럼 비교적 단순한 형태라고 평가했다. 그가 다음 단계로 그린 것은 주식 토큰을 소프트웨어처럼 프로그래밍 가능한 자산으로 만들어, 토큰화된 옵션 계약처럼 아직 존재하지 않는 상품을 만드는 것이다. 로빈후드 자체 로드맵도 같은 방향이다. 미국 로빈후드에서 거래할 수 있는 자산을 가능한 한 모두 해외 고객용 온체인 버전으로 내놓고, 이를 개발자들이 조합해 쓸 수 있는 기본 구성 요소로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하루 10억 달러를 넘긴 디파이 무기한 선물도 성과로 강조되었는데, 이를 이끄는 라이터(Lighter)와 아커스(Arcus)는 모두 로빈후드가 전략적으로 투자한 프로토콜이다.
즉 블라드가 약속한 빌더 지원은 현재의 런치패드 생태계를 키우는 것보다는, 주식 토큰을 활용한 더 복잡한 금융 애플리케이션이 나오도록 하는 데 맞춰져 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1.3 미국 고객 유치
로빈후드 체인의 가장 큰 한계는 로빈후드의 핵심 고객이 있는 미국에서 주식 토큰을 쓸 수 없다는 점이다. 현재 로빈후드 앱 사용자가 체인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미국 고객이 쓸 수 있는 대표 상품은 USDG를 예치하는 Earn 정도인데, 이 상품의 기반인 스테이크하우스 USDG 볼트는 약 5억 4,000만 달러로 체인 TVL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블라드는 최근 SEC가 발표한 혁신 면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장기적인 확실성을 위해 규칙 제정이나 입법이 필요하다고 봤고, 미국 내 토큰화 계획을 가까운 시일 안에 더 공유하겠다고 발언했다.
2. 로빈후드의 지향점과 부합하는 프로젝트
그렇다고 로빈후드가 밈코인 생태계와 거리를 두려 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현재로서는 밈코인이 주식 토큰 수요를 만들어내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블록웍스는 일전에 롱의 거래량 증가와 주식 토큰 TVL이 0.86의 상관관계로 매우 유관함을 주장한 바 있다. 결국 아직 RWA 자산의 지표는 밈코인 거래에 의존적인 상태라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로빈후드가 밈코인 생태계를 지원하더라도 그 이유는 체인 수수료가 아니라 주식 토큰의 발행과 유통을 늘리기 위해서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로빈후드가 이러한 현상을 계속 유지하고 싶어할까에 대해 필자는 물음표를 남긴다. 당장은 밈코인이 가장 효과적인 수요 창출 수단이라 해도, 주식 토큰 TVL의 건전한 성장을 핵심 지표로 내세운 이상 장기적으로는 밈코인 거래와 무관하게 주식 토큰이 쓰이는 경로를 넓히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생태계 프로젝트마다 로빈후드의 지원이 다르게 주어질 수 있다. 로빈후드가 지지할만한 프로젝트로는 밈코인 거래와 무관하게 주식 토큰을 증거금, 담보, 기초 자산으로 직접 소비하는 프로젝트들을 꼽을 수 있다.
1) 라이터

Source: Lighter
로빈후드는 라이터에 전략적으로 투자하며 로빈후드 체인 출시와 함께 로빈후드 월렛 안에서 바로 거래할 수 있도록 라이터를 통합시켰다. 이에 더해 라이터는 지난 7월부터 로빈후드 체인에서 주식 토큰을 무기한 선물 포지션의 증거금으로 인정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보다 고도화된 주식 토큰의 대표적 활용 사례로서 로빈후드의 목표와 잘 부합한다. 라이터가 최근 투자자 콜을 통해 11월 미국 파생상품 라이선스 신청서 제출을 예고한만큼, 승인 이후 미국 사용자 추가 유입의 최대 경로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2) 프라이어스

Source: Robinhood Crypto
AI 에이전트에게 USDG를 빌려주는 온체인 신용 프로토콜로, 신용 한도를 늘리는 담보로 주식 토큰을 받는다. 어닝콜 당일 로빈후드 크립토가 공개적으로 지지한 프로젝트로, 밈코인과는 거리가 있지만 주식 토큰을 실제로 소비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로빈후드가 어떤 기준으로 생태계를 바라보는지 보여준다. 로빈후드가 앱에서 에이전틱 트레이딩을 핵심 성장 축 중 하나로 밀고 있는 만큼, 에이전트에게 주식 토큰의 직접적 활용성을 제공하는 이와 같은 프로젝트는 앱의 에이전트 전략과 체인을 잇는 접점이 될 여지가 있어보인다.
3) 스탠다드 리저브(Standard Reserve)

Source: 0xBeans
0xBeans는 어닝콜 직후 블라드의 '주식 토큰을 소프트웨어처럼 프로그래밍할 수 있다면 무엇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인용하며, 스탠다드 리저브 명의의 백서로 격리 노출 토큰(Isolated Exposure Tokens, IET)을 공개했다. 미국 주식시장의 장기 수익률 대부분이 종가에서 다음 날 시가 사이에 발생해 왔다는 오버나이트 효과에 착안해, 주식 토큰 1개를 종가에서 시가까지의 움직임만 받는 OVERNIGHT 토큰과 시가에서 종가까지의 움직임만 받는 SESSION 토큰으로 나누는 구조다. 두 토큰을 합치면 언제든 원래 주식 토큰으로 상환되어 가격 합이 주가에 고정되고, 각 토큰은 대출이나 청산 없이 초기 기준 약 2배의 레버리지 노출을 갖는다. 펜들(Pendle)의 원금과 이자 분리를 거래 시간대에 적용한 것으로, 24시간 거래되는 토큰과 공식 시가, 종가를 가진 기초 주식이 함께 있어야만 성립한다는 점에서 아직 백서 단계임에도 주식 토큰이기에 가능한 고도화된 애플리케이션의 좋은 예시다.
기존 런치패드 프로젝트는?
반면, 토큰의 가치가 주로 투기적 토큰 발행에서 나오는 수수료에 기대는 구조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런치패드 수수료로 바이백과 소각을 진행하는 폰즈의 경우, 그 가치는 결국 런치패드를 거치는 투기적 거래가 얼마나 유지되느냐에 달려 있다. 이는 어닝콜에서 경영진이 목표로 제시한 지표와는 거리가 있으며, 로빈후드가 굳이 직접적으로 프로젝트를 전면에 내세워 그 수수료 흐름을 지켜줄 동기가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폰즈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주식 토큰의 발행과 활용 수요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프라이어스의 PRIORS 토큰도 폰즈를 통해 발행되었다는 점에서, 폰즈가 주식 토큰을 활용하는 프로젝트들의 출발점 역할을 얼마나 해낼지가 그 가능성을 가늠할 단서가 될 것이다.
3. 결론
어닝콜 이후 로빈후드 생태계 토큰의 가격 상승은 로빈후드가 체인에 더 많은 자원을 쏟겠다는 사실 자체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어닝콜 내용을 보면 그 자원이 향할 곳은 상당히 구체적이며, 기존에 폭발적인 수수료를 창출하던 밈코인 거래보다는 주식 토큰 TVL의 건전한 성장, 런치패드를 넘어선 금융 애플리케이션과 무기한 선물, 그리고 미국 사용자의 유입이 로빈후드의 주요 목표로 보인다.
필자는 로빈후드가 밈코인 생태계를 버리지는 않겠지만, 이를 앞으로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주식 토큰 발행량 증가를 위한 1단계 초석에 가깝게 다룰 것이며, 보다 고도화된 금융 어플리케이션의 육성과 무기한 선물 / 옵션 프로젝트에서의 주식 토큰 활용에 힘을 쓸 것이라고 생각한다.
본 보고서의 작성자는 본 보고서에서 언급된 자산 또는 토큰에 대해 개인적인 보유 또는 재산적 이해관계를 가질 수 있습니다. 다만, 연구 수행 또는 작성 과정에서 취득한 미공개중요정보를 이용하여 어떠한 거래도 수행하지 않았음을 밝힙니다. 본 보고서는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법률, 사업, 투자 또는 세무 자문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본 보고서를 기반으로 투자 결정을 내리거나 이를 회계, 법률, 세무 관련 지침으로 사용해서는 안됩니다. 특정 자산이나 증권에 대한 언급은 정보 제공의 목적이며, 투자 권유 또는 종목에 대한 추천이 아님을 밝힙니다. 본 보고서에 표현된 의견은 저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관련된 기관, 조직 또는 개인의 견해를 반영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본 보고서에 반영된 의견은 사전고지 없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 또한, 각 보고서에 포함된 개별 공시 외에도 당사 포필러스는 본 보고서에서 언급된 일부 자산 또는 프로토콜에 대해 기존 투자나 향후 투자 계획을 보유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아울러, 당사 계열사인 FP Validated는 본 보고서에서 언급된 프로젝트의 노드로 이미 참여 중이거나, 향후 참여할 예정일 수 있습니다. FP Validated의 네트워크 참여 관련 공시와 투명성 고지는 하단에 있는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