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Key Takeaways
- 빠르게 움직이고 속도를 중시하는 한국 문화는 이 나라를 일찍부터 크립토의 중심지로 만들었고, 그 결과 2017년의 김치 프리미엄, 2021년의 NFT 광풍, 그리고 시장이 성숙해지기 전 가장 고통스러웠던 2022년 테라/루나 붕괴가 이어졌다.
- 리테일 트레이딩은 2024년 하반기에 약 775억 달러 규모로 강하게 반등했고 인구의 약 20%가 투자에 참여했지만, 최근에는 유동성이 급등하는 주식 시장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 토큰화 증권을 인정하는 법이 명확해지고, 한국은행의 CBDC 파일럿과 민간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공존을 향해 나아가며, 주요 은행과 플랫폼이 결제 인프라 구축 경쟁을 벌이면서 시장은 이제 제도화되고 있다.
- 한국은 오랫동안 늘 다음에 올 것을 바라보며 안주하지 않고 위험을 감수해 왔다. 바로 그 특유의 조급함이 한때 크립토 시장에 혼돈을 만들어냈지만, 이제는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
EastPoint:Seoul은 기관 리더, 규제 당국, 그리고 Web3 개척자들을 한자리에 모아 한국 디지털 자산과 AI 경제의 미래를 설계하는 최초의 프라이빗 컨퍼런스다.
1. 우리는 왜 크립토에 있는가
사람마다 크립토에 들어온 이유는 제각각이고, 그 이유들이 하나의 이야기로 깔끔하게 정리되는 경우는 드물다. 누군가는 자신이 믿는 기술을 좇고, 누군가는 그저 자산을 불릴 다음 방법을 찾을 뿐이다. 솔직히 말하면 우리 대부분은 이런 동기를 여러 개 동시에 품고 있다.
가장 흔한 이유들은 대체로 이런 식으로 들린다.
- 국가의 검열에 저항하는 인프라에 접근하고 싶다.
- 내 전 재산이 단 하나의 은행이나 증권사에 묶여 있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 전 세계 사람들과 연결되고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는 문화를 즐긴다.
- 크립토가 다음 세대 금융의 근간이 될 것이라 믿는다.
- 돈을 벌고 싶다.
이 동기들은 충돌하기보다 훨씬 더 많이 겹치며, 바로 그 겹침이 이 산업에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의견이 공개적으로 공유되고 칭송받고 또 비판 받기 때문에, 아이디어는 전통 금융이 좀처럼 따라올 수 없는 속도로 빠르게 생겼다고 없어지기도 한다.
바로 그 급진적 투명성 때문에 이 공간은 사기, 진정한 혁신,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둘러싼 서로 다른 비전들로 늘 붐빈다.
이러한 적극성과 다양함의 조합을 한국만큼 생생하게 살아낸 시장은 없으며, 바로 여기서 이 이야기가 시작된다.
2. 한국은 엉망이었다
한국은 빠르게 움직이는 나라로 유명하다. 전후의 빈곤에서 겨우 두 세대 만에 선진 경제로 성장했고, 그 경험은 사회 전체에 속도가 곧 생존이라는 것을 가르쳤다.
그 따라잡기 본능은 결코 꺼지지 않았고, 주변의 인프라는 매일같이 그것을 강화한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터넷, 24시간 돌아가는 상점과 서비스, 몇 시간이면 도착하는 배송은 모두 사람들이 즉각적인 것을 기대하도록 훈련시킨다. 이런 국민적 기질은 먼저 행동하고 질문은 나중에 하는 사람들에게 보상을 준다.
크립토는 그 사고방식에 거의 완벽하게 들어맞는다. 흥미로운 신기술, 따라갈 서사의 끊임없는 흐름, 그리고 먼저 움직일 의지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빠른 돈을 약속한다. 문화와 크립토라는 자산군 사이에는 강한 시너지가 있었다.
그 시너지는 일찍부터 드러났다. 2017년 말 광풍이 어찌나 거셌던지 비트코인이 글로벌 가격보다 50% 넘게 높은 "김치 프리미엄"에 거래됐는데, 이는 단지 국내 수요가 거래소가 공급할 수 있는 양을 넘어섰기 때문에 생긴 격차였다(또한 거래소의 고립도 원인이었다).

출처: Bitcoin's kimchi premium is no free lunch
한국의 다음 물결은 2021년의 리테일 NFT 광풍이었고, 상당 부분이 클레이튼(Klaytn) 위에서 이뤄졌다. 자본은 뒷받침할 유틸리티가 거의 없는 국내 브랜드 컬렉션으로 몰려들었다. 시장이 워낙 국내 중심적이고 투기적이었기에, 그 하락은 글로벌 NFT 붕괴보다도 더 심했다.
그리고 빠르게 성장한 사업에 대한 심판의 순간이 왔고, 한국은 그 중심에 있었다. 2022년 5월 한국인 창업자 권도형이 만든 생태계인 테라와 루나가 붕괴하며 단 한 주 만에 약 400억 달러가 증발했다. 전염은 빠르게 퍼졌고, 2022년 11월에는 FTX마저 무너졌다. 이는 2021년 정점에서 글로벌 시장의 약 2조 달러를 날려버린 붕괴의 일부였다.
2022년부터 2023년까지는 국내 시장이 겪은 가장 암울한 시기 중 하나가 됐다. 신뢰는 무너졌고, 프로젝트는 접혔으며, 투기적 거래 말고는 거의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한 산업이 그 근간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종류의 리셋이었다.
3. 한국 리테일 트레이딩은 폭발했다

출처: The State of the Korean Crypto Market - Kaiko
그러나 시장이 나아지면서 한국인들은 다시 거래에 뛰어들었다. 토큰이 어딘가에서 진정한 제품-시장 적합성(PMF)을 찾았다면, 그곳은 바로 한국이다. 이곳의 리테일 트레이더들은 다른 시장이 좀처럼 따라올 수 없는 강도로 디지털 자산을 받아들였다.
한국 리테일 군중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변동성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 그것에 대한 익숙함이다. 이들은 급격한 가격 변동을 오히려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고, 더 보수적인 시장이라면 무시할 롱테일 토큰 깊숙한 곳까지 기꺼이 들어간다.
그 수요는 국내 가격과 글로벌 가격 사이의 지속적인 격차인 약 2~3%의 구조적 김치 프리미엄을 유지시킬 만큼 강하다. 그런 행태는 한국을 신규 토큰이 하룻밤 사이에 유동성과 관심을 얻을 수 있는 지역으로 만든다. 한국의 크립토 시장은 약 108조 원, 즉 2024년 하반기에 775억 달러로 대략 두 배가 됐고, 인구의 약 20%가 거래에 참여하며 투자자 기반은 1,620만 명을 넘어 2025년에는 주식 투자자 수를 앞질렀다.
다만 최근 들어 그 수요는 주식 쪽으로 이동했다. 코스피는 2025년에 76% 상승해 세계에서 가장 성과가 좋은 주요 시장으로 마감했고,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는 전년 대비 54% 급증했으며, AI와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약 1조 7,000억 달러의 시가총액을 더했다. 다음 큰 움직임을 좇던 리테일 유동성이 그저 반도체 주식에서 더 큰 목소리의 이야기를 찾은 것이다.
이것은 더 변동성이 큰 투자로의 단기적 순환일 뿐이다. 거래량은 이동했지만 구축은 멈추지 않았고, 이제 초점은 리테일 화면에서 기관 전략으로 옮겨갔다.

출처: Korean Exchanges Facing a Volume Plunge. Is It Really a Crisis? | FP RESEARCH
4. 한국은 제도화되고 있다

한국 크립토의 다음 장은 리테일이 아니라 기관에 의해 쓰이고 있으며, 그것이 배경에서 일어나는 진짜 변화다. 지난 18개월 동안 한국은 그 이전 8년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구체적인 디지털 자산 정책을 내놓았고, 자본은 그 규칙을 뒤따라 자리를 잡고 있다.
세 가지 힘이 동시에 수렴하고 있다. 토큰화 자산을 마침내 인정하는 법적 토대, 민간 스테이블코인과 한국은행 CBDC 사이의 디지털 화폐를 둘러싼 논의, 그리고 결제 인프라를 차지하려는 플랫폼과 대기업의 경쟁이다.
이제 시장은 제도화되고 있다.
4.1 토대: 법이 명확해지고 있다
2026년 1월 15일, 국회는 토큰화 증권을 함께 인정하는 두 축의 법인 자본시장법과 전자증권법 개정안을 모두 통과시켰다.
두 법은 서로 다른 두 개의 법적 트랙 위에서 작동하며 1년의 유예 기간을 거쳐 2027년 초에 발효된다. 전자증권법은 적격 발행인이 블록체인 레일 위에 토큰화 증권을 만들 수 있도록 하고, 자본시장법은 그 토큰이 인가받은 증권사를 통해 투자계약증권으로 거래될 수 있도록 한다. 실질적 효과는 채권, 부동산, 비상장 주식이 온체인으로 이동할 수 있는 규제된 진입로다.
가장 중요하고 포괄적인 법안 중 하나인 디지털자산기본법은 여전히 논의 중이다. 통과된다면 2017년 금지 이후 처음으로 국내 ICO를 다시 허용하고, 스테이블코인 발행인에게 유통 중인 토큰의 최소 100%에 해당하는 준비금 보유를 요구하게 된다. 초안은 또한 금융위 사전 인가, 최소 10억 원의 납입 자본금, 그리고 발행인이 파산해도 은행을 끌어내리지 못하도록 하는 파산 격리 준비금을 겹겹이 쌓아 올린다.
지연의 원인은 조율 부족이었고, 이는 정치적 쟁점이 됐다. 다만 1년 안에는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4.2 디지털 화폐: 스테이블코인과 CBDC

출처: [Report] 아시아 디지털 화폐: CBDC-예금토큰 수렴과 비달러 스테이블코인 구도 | FP RESEARCH
더 큰 질문은 누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먼저 발행하느냐가 아니다. 한국의 결제 레일은 이미 잘 구축돼 있어 2024년 대면 거래에서 현금 비중은 15.9%까지 떨어졌고, 따라서 진짜 상품은 더 싸거나 빠른 결제가 아니라 프로그래밍 가능한 에이전트 상거래, 즉 소프트웨어가 스스로 보유하고 움직일 수 있는 돈이다.
그 논리는 국가 주도 방식을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어디에 들어맞는지를 재구성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CBDC 파일럿인 프로젝트 한강을 추진 중이며, 참여한 7개 은행이 비용을 저울질하는 가운데 총 350억 원(2,300만 달러) 규모의 거래가 처리됐다. 프로젝트는 물러서는 대신 구체적인 사용 사례와 함께 돌아왔다. 연간 110조 원, 약 730억 달러 규모의 정부 보조금 지급을 토큰화 예금 위로 라우팅하는 것이다.
방향은 경쟁이 아니라 수렴이 될 것이다. CBDC와 민간 스테이블코인은 공존하는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으며, 그 이원화 접근은 이제 한국 디지털 화폐의 주요 흐름 중 하나다.
민간 발행인들은 여전히 규제 틀 안에서 자신들의 자리를 찾아가는 중이다. 대부분은 아직 테스트 단계로, 수탁사 BDACS가 2025년 9월 우리은행과 함께 아발란체(Avalanche) 위에 출시한 KRW1이 대표적이다. 각 토큰은 에스크로에 보관된 원화로 1:1 담보되며, 두 번째 배포는 이제 Circle의 Arc 네트워크에서 테스트 중이다. 지금으로서는 상품이라기보다 개념 증명에 가깝고, 시가총액은 약 9만 7,000달러에 보유자도 소수에 불과하다. 레일은 실재하지만 거래량은 (아직) 그렇지 않다는 유용한 상기다.
은행들은 협력하고 있다. KB국민, 신한, 우리, 농협, IBK, 수협, 씨티 코리아, 스탠다드차타드 코리아 등 한국의 최대 상업 은행들과 가장 최근 합류한 하나은행이 공유 인프라 위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구축하고 있으며, 각 은행은 공통 레일 위의 별도 토큰을 위해 각자의 상표를 출원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국가적 우선 과제로 명명하고, 한국 거래소에서 빠져나간 2025년 자본 유출 1,150억 달러를 그 이유로 들었다.
이 정도 규모의 경쟁자들이 경쟁 대신 협력을 택할 때, 그 뒤의 이면을 이해해야 한다.
4.3 금융기관과 대기업
전통 은행들이 협력의 길을 간다면, 플랫폼들은 경쟁을 벌인다. 두나무, 카카오, 카이아(Kaia), 삼성은 각각 발행, 정산, 유통이라는 서로 다른 계층을 좇고 있으며, 점점 더 같은 플레이어들끼리 부딪히고 있다.
업비트 거래소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네이티브 토큰 없이 OP 스택 위에 구축돼 가스비로 ETH를 사용하는 이더리움 레이어2 GIWA를 출시했다. 이는 원화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의 정산 레일이 되겠다는 직접적인 베팅이자, 거래 수수료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는 두나무의 구조를 완화하는 방법이다.
발행 측에서는 카카오뱅크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상표에서 실제 개발 단계로 옮겼고, BKRW, KRWKKB 같은 열두 개의 상표를 출원하며 유통을 위해 4,900만 명에 가까운 카카오톡의 도달력에 기대고 있다. 경계는 이미 흐려지고 있다. 네이버는 두나무 인수를 논의 중인데, 이 거래가 성사되면 발행, 정산, 그리고 소비자 지갑이 한 지붕 아래로 묶이게 된다.
5. 한국은 전환점에 서 있다
규제는 여전히 확정되지 않았고, 크립토에 대한 전반적 정서도 신중하다. 정책이 정치적 논쟁에 붙들려 있어, 기관들은 여전히 과감히 움직이는 데 필요한 명확성을 갖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인의 기질은 뒤처지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다른 시장들은 이미 움직이고 있다. 미국은 지니어스 법(Genius Act)을 통과시켰고, 일본은 첫 규제 엔화 스테이블코인으로 JPYC를 인가했으며, 홍콩은 스테이블코인 조례를 통과시켜 이미 HSBC와 스탠다드차타드 같은 발행인의 진입을 가능하게 했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리테일 사용자 기반 중 하나를 갖고 있지만, 기관 참여는 뒤처져 왔다. 그 불균형은 은행, 대기업, 규제 당국이 나서서 구축하도록 점점 더 압박할 것이다.
한국을 특히 적합하게 만드는 것은 글로벌 벤더들과의 사업이다. 이 나라는 원자재를 채굴하지 않지만, 그 기업들은 원자력 발전소에 대한 186억 달러 규모의 EPC 수주 잔고를 보유하고 있고, 반도체 기업들은 글로벌 HBM 시장의 약 80%를 장악하고 있으며, 조선사들은 전 세계 발주의 70% 이상을 수주하고 있다. 이것들은 실재하는 거래 상대방에 닻을 내리고 대부분 달러로 표시된 장기 현금 흐름으로, 스테이블코인 결제와 STO 프레임워크에 들어맞는 산업적 기반이다. 기관 차원에서 크립토를 도입함으로써 비효율을 제거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한국은 오랫동안 늘 다음에 올 것을 바라보며 안주하지 않고 위험을 감수해 왔다. 바로 그 특유의 조급함이 한때 크립토 시장에 혼돈을 만들어냈고, 이제는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
EastPoint:Seoul은 바로 그것을 위해 만들어졌다. 규제 당국, 기관 리더, 그리고 크립토 프로토콜을 같은 방에 모음으로써, 이 순간이 요구하는 조율과 논의의 장을 만든다.
지금이 조율과 논의의 순간이다. 한국은 전환점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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