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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개정 전자증권법 및 자본시장법이 2026년 1월 1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공포 1년 후인 2027년 2월 4일경 시행될 예정이다.
이는 한국에서 토큰증권의 발행과 유통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는 의미다.
금융위원회는 2026년 2월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예탁결제원, 금융투자협회, 업계 및 학계가 참여하는 합동 협의체를 출범시켰다. 시장이 지난 3년간 실질적으로 기다려온 것은 바로 이 협의체가 마련할 하위 규정, 즉 발행 요건, 유통 구조, 인프라 역할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다.
금융위원회는 제도 시행에 앞서 2026년 7월 토큰증권 관련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다시 말해, 1월이 법적 이정표였다면 7월은 운영상의 이정표다. 2026년 한국 디지털자산 규제 일정 중 가장 구체적인 날짜가 바로 7월이며, 이 시점에 발표될 내용은 시장이 넓게 열릴지, 제한적으로만 열릴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1. 법으로 이미 정리된 것들

Source: Press Releases - Financial Services Commission
7월에 바뀌지 않을 두 가지는 다음과 같다:
- 증권형 토큰은 새로운 자산군이 아니라 전자증권의 한 유형이다. 블록체인 기반으로 발행된 증권도 기존 전자증권과 동일한 법적 체계 안에 들어간다. 따라서 규제의 기준은 토큰이라는 포장지가 아니라, 해당 자산이 증권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이는 그동안 조각투자 시장을 지연시켰던 법적 지위의 불확실성을 해소한다.
- 발행과 유통은 구조적으로 분리된다. 자산 보유자나 프로젝트는 토큰증권을 발행할 수 있지만, 거래와 유통은 인가를 받은 증권사 또는 규제 대상 장외거래 플랫폼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 이번 법 개정은 미술품, 한우 등 투자계약증권이 처음으로 인가된 중개업자를 통해 유통될 수 있는 길도 열어주며,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형성한다.

2. 반쪽짜리 혁신인가 - 퍼블릭이 아닌 프라이빗 인프라
한국 STO 모델을 이해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이것이 퍼블릭 체인이 아니라 프라이빗 체인 중심의 구조라는 점이다. 법에서 말하는 “분산원장”의 정의는 개방성보다는 통제 가능성과 법적 확실성에 초점을 맞춘다. 즉, “권한 없는 삭제나 사후 변경으로부터 보호되며 공동으로 관리되는 원장”에 가깝다. 이는 미국이 나아가고 있는 방향처럼 이더리움과 같은 퍼미션리스 퍼블릭 체인 위에서 증권이 직접 발행/거래되는 모델과는 구조적으로 다르다.
이 지점은 이미 논쟁의 중심이 되고 있다. 현행 법제는 발행자가 온체인 원장 기록을 한국예탁결제원의 총량관리 시스템과 1:1로 연계하도록 요구하며, 전체 발행량 통제와 자본시장 안정성을 위해 한국예탁결제원과 코스콤이 중심에 서는 구조를 전제로 한다.

Source: 한국예탁결제원, 토큰증권 테스트 베드 플랫폼 성공적으로 개시 - 머니투데이
참고로 한국예탁결제원(KSD)은 한국의 중앙예탁기관으로, 국내 전자증권 대부분의 등록, 기록, 결제를 담당하는 공적 성격의 기관이다. 코스콤은 한국거래소 계열의 자본시장 IT 인프라 사업자로, 발행자를 중앙 등록 시스템과 연결하는 블록체인 인프라를 구축/운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든 토큰증권을 한국예탁결제원의 마스터 원장과 코스콤의 레일을 통해 처리하게 하는 구조가 바로 규제당국이 전체 발행량을 감독할 수 있게 만드는 핵심 장치다.
비판론자들은 이러한 구조가 “혁신을 다시 낡은 틀 안으로 밀어 넣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블록체인이 가진 분산 인프라로서의 장점을 살리기보다는, 기존 중앙예탁 구조를 블록체인 위에 다시 구현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결국 7월 가이드라인에서 중요한 것은 세부 내용이다. 한국예탁결제원 연계 요건이 얼마나 강하게 적용되는지, 실제 분산원장 기능이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는지, 그리고 스마트컨트랙트 자동화가 어느 범위까지 허용되는지가 관건이다.
3. 아직 비어 있는 퍼즐: 온체인 원화 결제
잘 설계된 STO 제도라도 7월 규칙만으로는 완전히 해결되기 어려운 빈틈이 있다. 바로 결제 레이어다. 원화 표시 채권, 펀드, 비상장 증권이 온체인으로 발행되더라도 결제가 여전히 오프체인 은행 이체에 의존한다면, 토큰화의 핵심 장점인 T+0 즉시 결제, 24시간 거래, 프로그래머블/원자적 DvP 결제는 제대로 구현되기 어렵다.
그렇다고 답이 곧바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인 것도 아니다. 달러 스테이블코인과 달리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결제 대상이 되는 온체인 자산이 충분히 존재하지 않으면 활용도가 제한적이다. 최적의 경로는 원화 표시 자산의 토큰화와 원화 스테이블코인 또는 토큰화 예금 인프라를 병행해 발전시키는 것이다. 그래야 발행 → 유통 → 결제로 이어지는 전체 사이클이 온체인에서 작동할 수 있다.
이 지점에서 한국은행의 프로젝트 한강 토큰화 예금 파일럿은 STO 일정과 전략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 한국은행은 2026년 3월 프로젝트 한강 2단계를 본격화했으며, 여기에는 디지털 채권과 주식 같은 토큰증권의 결제 레이어로 예금 토큰을 활용하는 방안이 명시적으로 포함되어 있다.

Source: [보도자료] 한국은행, 「프로젝트 한강」 2단계 본격 추진 | 기타 보도자료(상세) | 보도자료 | 뉴스 및 의사록 | 뉴스/자료 | 한국은행 홈페이지
이 연결고리가 유지된다면, KSD를 둘러싼 인프라 논쟁의 결제 측면 해답은 원화 스테이블코인보다 규제권 내 토큰화 예금에서 먼저 나올 가능성이 있다.
4. 유통 전쟁: 장외거래 플랫폼은 누가 운영하는가
이번 프레임워크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 중 하나는 실제 유통을 누가 담당하느냐이다. 법 개정은 기존 조각투자 시장의 문제, 즉 각 자산이 발행 플랫폼의 앱 안에서만 거래될 수 있었던 구조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인가 업종인 장외거래중개업을 도입했다. 발행과 유통은 반드시 구조적으로 분리되어야 한다.
장외거래 플랫폼 수는 최대 두 곳으로 제한되어 있다. 2025년 10월, 예비 인가는 두 개 컨소시엄에 부여됐다.
- KDX: 한국거래소(KRX)와 코스콤이 주도하고 키움증권, 교보생명, 카카오페이증권 등이 참여하는 약 45개사 규모의 부산 기반 컨소시엄
- NXT: 넥스트레이드가 주도하고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뮤직카우 등이 참여하는 컨소시엄
초기 대상은 비정형 증권, 즉 (i) 투자계약증권과 (ii) 비금전신탁 수익증권으로 제한된다. 일반 주식과 채권은 기존 인프라를 계속 사용하게 되지만, 두 컨소시엄 모두 이미 채권 및 주식형 펀드 토큰화로 범위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한 혁신 기업들에게 기회가 열릴지는 미지수이다. 실제로 조각투자 시장을 만들어온 핀테크와 플랫폼 기업들은 플랫폼 운영자가 아니라 컨소시엄 참여사로 밀려난다. 그 결과 새로운 인가 제도의 가장 큰 수혜는 혁신 기업이 아니라 기존 금융권이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루센트블록, 카사코리아처럼 샌드박스를 통해 시장을 개척해온 기업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7월 가이드라인이 이 범위를 어떻게 그을지, 그리고 향후 세 번째 사업자 진입 가능성을 열어둘지가 유통 시장이 실제로 경쟁적으로 발전할지, 아니면 기존 질서 중심으로 다시 집중될지를 결정할 것이다.
5. 7월에 주목해야 할 것들
- 유통 인가 요건: 두 장외거래 플랫폼의 최종 인가 조건, 자본 요건, 기술 요건
- KSD 연계 방식: 1:1 원장 연계가 얼마나 강하게 요구되는지, 그리고 그것이 실제 온체인 기능을 얼마나 제약하는지
- 스마트컨트랙트 허용 범위: 이자 지급, 상환, 이전 등 라이프사이클 기능 중 무엇이 온체인에서 자동화될 수 있고, 무엇이 KSD 시스템을 그대로 반영해야 하는지
- 대상 자산과 발행자 요건: 어떤 자산이 먼저 토큰화될 수 있으며, 누가 발행 자격을 갖는지. 개인적으로 토큰화 주식은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본다.
- 결제 관련 시그널: 토큰화 예금, 원화 결제 레일, 한국은행 파일럿과의 연계 여부
단기적으로 크립토 산업 입장에서 보면, 프라이빗 체인 기반 토큰증권과 퍼블릭 체인 생태계는 상당 기간 서로 다른 세계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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