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 Key Takeaways
- 1. 들어가며: 시장의 온도와 제도의 시계가 갈라진 2026년 2분기
- 2. 2026년 2분기 디지털자산 시장의 세 흐름
- 2.1 토큰화: 토큰화의 대상이 주식으로 넓어지다
- 2.2 제도: 개정 자금결제법 시행과 유통 경로의 확장
- 2.3 비즈니스: 비트코인 트레저리의 첫 스트레스 테스트
- 3. 그 외 주요 이벤트
- 3.1 금융상품거래법 개정안 국회 제출과 거래소 지형도 변화 (4/10)
- 3.2 SBI의 해외 발행 스테이블코인과 거래소 통합 (분기 중)
- 3.3 JPYC의 실사용처 확장과 누적 발행 30억엔 (6/2)
- 3.4 일본거래소그룹의 암호자산 ETF 상장 검토 표명 (4/30)
- 3.5 금융청의 토큰화 예금 은행 간 이전 실증 (4/3 지원 결정)
- 4. 마치며: 공급은 갖춰졌고, 남은 것은 수요다
Key Takeaways
- 일본의 2026년 2분기는 시장 추세와 제도 진전이 온도차를 보인 분기였다. 비트코인 가격은 하락세를 이어간 반면, 4월 금융상품거래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되고 6월 개정 자금결제법이 시행되면서 1분기에 제시된 행정 조치와 정책 방향은 입법과 시행 단계로 넘어갔다.
- 토큰화의 범위는 현금 레그에서 기초자산으로 확장됐다. 프로그맷 워킹그룹이 마이크로 주식 구상안과 토큰화법 제언을 내놓으며 주식 토큰화가 일본 산업계의 다음 과제로 구체화됐다. 다만 주식은 일반법 정비라는 장기 과제에 달려있어, 단기적으로는 투자신탁법 개정만으로 발행 경로를 열 수 있는 토큰화 MMF가 첫 결과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
- 제도는 개정 자금결제법으로 시장 진입을 넓히고 자산 보전은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비됐다. 개정 자금결제법은 이용자 자산을 맡지 않고 거래를 연결하는 중개업을 신설하고, 신탁형 스테이블코인 준비자산의 최대 50%를 국채와 정기예금으로 운용할 수 있게 했으며, 이용자 자산에 대한 국내 보유 명령 근거도 마련했다. 특히 중개업 신설은 스테이블코인 경쟁의 초점을 발행 자격에서 이용자 접점(지갑, 결제 서비스 등)으로 옮기는 초석을 마련했다.
- 비즈니스 영역에서는 비트코인 트레저리 모델이 첫 스트레스 테스트를 받은 동시에, 제도권 유통 사업은 확장됐다. 메타플래닛은 BTC 보유량을 늘렸지만 평가손실로 1분기 순손실 약 1,145억엔을 기록했고, mNAV가 0.9배로 내려가며 프리미엄을 전제로 한 조달과 매입의 순환 구조가 흔들렸다. 반면 SBI는 외화 스테이블코인 취급과 거래소 통합을 추진했고, JPYC는 누적 발행액 30억엔을 넘어 실사용처를 넓히며 제도권 유통 사업의 확장을 보여줬다.
1. 들어가며: 시장의 온도와 제도의 시계가 갈라진 2026년 2분기
2026년 1분기가 정부의 행정 조치와 기업의 사업 발표로 방향을 잡은 분기였다면, 2분기는 그 방향이 법령과 시장에서 실제로 작동하기 시작한 분기였다. 1분기에 일본 정부는 암호자산을 다루는 부서를 자산운용 감독국 아래로 옮기고, 분리과세를 법제화하고, 금융상품거래법 이관 방침을 제시했다. 2분기 들어 금융상품거래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되고 개정 자금결제법이 시행되면서, 방침이 법안으로, 예고가 시행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눈여겨볼 점은 이 진전이 시장 상황과 별개로 나아갔다는 것이다. 2분기 비트코인 가격은 하락세를 이어갔고, 그 여파는 자산을 비트코인에 실은 기업들의 재무와 주가로 곧장 번졌다. 그러나 제도와 비즈니스 영역은 이 하락과 무관하게 움직였다. 법령은 예정대로 시행됐고, 토큰화의 대상은 부동산과 채권에서 주식으로 넓어졌으며, 사업자들은 새로 열린 제도 위에서 거래소를 통합하고 취급 자산을 늘렸다. 다시 말해, 시장의 온도와 제도의 시계가 따로 돌아간 분기였다.
2. 2026년 2분기 디지털자산 시장의 세 흐름
2.1 토큰화: 토큰화의 대상이 주식으로 넓어지다

최근엔 디지털자산 인프라 기업 프로그맷(Progmat)이 토큰화 주식에 대한 보고서를 공표했다. 노무라(Nomura), 미쓰비시UFJ신탁은행, SBI 등이 참여하는 워킹그룹의 검토 결과를 정리한 문서로, 보고서의 목적은 토큰화 주식을 실제로 발행하는 데 필요한 토큰화법 입법 소안을 마련하는 데 있다.
이를 통해 1분기에는 일본 증권형 토큰 시장에서 결제 영역의 토큰화가 시도됐다면, 2분기에는 증권이 토큰화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특히 기존에 활발했던 부동산과 채권에서 나아가, 주식으로까지 토큰화의 범위가 넓어지는 방향이 드러났다.
2.1.1 일본 토큰증권 시장: 왜 부동산이 먼저였나

일본 토큰증권 시장은 2019년과 2020년 두 차례의 금융상품거래법 개정으로 제도권에 편입된 이래 부동산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이듬해인 2021년 8월 케네딕스(Kenedix)가 일본 첫 공모형 부동산 STO를 선보였다. 시부야의 임대 맨션을 최소 투자 단위 10만엔으로 잘게 쪼개 개인 투자자가 살 수 있게 한 사례로, 미쓰비시UFJ신탁은행이 개발한 프로그맷 기반에서 발행됐다.
이후 시장은 부동산 수익권과 회사채를 중심으로 커졌다. 4월 시점 일본 ST 누적 발행액은 약 3,600억엔, 잔고는 약 6,747억엔 규모이며, 종목 대부분이 부동산과 채권에 몰려 있다. 이 쏠림에는 세 가지 배경이 있다.
- 대체할 기존 인프라가 없는 빈 공간이었다: 부동산 토큰증권은 상장주식과 달리 증권보관대체기구(JASDEC) 같은 중앙집중적 기록기관이 처음부터 없었다.
- 상품성 자체가 새로웠다: 부동산 토큰증권은 REIT의 유동성과 크라우드펀딩의 개별 자산 선택권을 결합한 형태였다. 기존 상품으로 충족되지 않던 소액 부동산 투자 수요를 메우면서 시장이 성장할 공간이 있었다.
- 제도가 맞아떨어졌다: 부동산 토큰증권는 이미 인정되던 수익증권발행신탁 구조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법적 마찰이 적었다.
프로그맷의 중간 보고서는 기존 전자 시스템에서 비어 있던 영역을 토큰화가 채울 수 있는 새로운 시장으로 제시했다. 골자는 단원주 제도로 인해 100주 단위 거래에 묶여 있던 주식을 1엔 단위까지 쪼개고, 거래 시간과 결제 주기에 묶여 있던 매매를 24시간 즉시 결제가 가능한 구조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2.1.2 토큰화 주식을 통한 '마이크로 주식' 구현
보고서가 제시한 주요 상품은 '마이크로 주식'이다. 주식 토큰증권은 상장기업의 단원주 100주를 신탁에 맡기고, 그 수익권을 1엔 단위까지 쪼개 블록체인상에 발행하는 구조다. 부동산 토큰증권과 JDR이 활용해온 수익증권발행신탁을 그대로 쓰되, 기초자산만 주식으로 바꾼 방식이다. 이를 통해 기존에는 수백만 엔에 달하던 투자 진입장벽이 1엔 단위까지 낮아진다.
토큰화 과정에는 주식 발행기업이 직접 관여한다. 발행기업의 동의 없이 제3자가 발행하는 주식연동토큰과 달리, 주식 토큰증권은 상장기업과 신탁이 계약으로 연결된다. 따라서 투자자는 잘게 쪼개진 수익권을 보유하더라도 배당을 비례 배분받고, 간주 주주로서의 우대와 의결권 행사까지 누릴 수 있다.
상장주식의 권리 귀속은 이미 증권보관대체기구(JASDEC)의 대체제도가 법적 원본 장부로서 확정한다. 여기에 블록체인을 새 장부로 따로 세우면, 어느 쪽 기록이 법적 효력을 갖느냐를 둘러싼 충돌이 생긴다. 따라서 검토 끝에 제시된 방안은, 증권보관대체기구의 장부를 법적 원본으로 그대로 두고 블록체인을 그 위에 얹어 거래 기록을 동기화하는 방식이다.
적용 순서도 거래소 밖부터다. 거래소 본장에서의 매매는 기존 방식대로 두고, 증권사 상대거래나 사설거래시스템(PTS)처럼 거래소 밖에서 이뤄지는 거래를 먼저 온체인으로 처리한다. 기존 인프라를 대체하기보다 단계적으로 잇는 쪽을 고른 것이다.
2.1.3 '토큰화법'이라는 법적 제언
중간보고서는 상품 구상과 함께 '토큰화법' 제안도 내놓았다. 이 제언의 맥락을 이해하려면 현행 일본의 증권형 토큰 규제가 어떤 성격인지부터 봐야 한다. 2020년 개정 금융상품거래법이 증권형 토큰을 정의했지만, 이 규제는 토큰을 다루는 사업자를 투자자 보호 관점에서 규율하는 업 규제에 가깝다. 토큰 자체에 새로운 법적 성질을 부여하지는 않는다. 업 규제는 누가 어떤 자격으로 토큰을 취급할 수 있을지를 정할 뿐, 그 토큰을 보유하면 어떤 권리가 생기고 타인에게 넘기면 어떻게 이전되는지까지 정의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토큰화 여부와 무관하게 대상 증권의 기존 근거법에 맞춰 상품을 짜야 하고, 부동산 토큰화는 이를 수익증권발행 신탁이라는 우회 경로로 간신히 성립시켜 왔다.
그러나 이 우회로는 모든 증권에 통용되지 않고 권면 발행 문제에서 막히게 된다. 일본의 여러 법은 여전히 종이 권면 발행을 전제한 규정을 남겨두고 있어, 기존 법에 근거한 증권은 현행법 그대로는 토큰화하기 어렵다. 투자신탁 수익권과 지방채, 특정목적회사 우선출자증권이 대표적이다. 부동산은 신탁을 이용해 비켜갔지만, 국채 등을 운용하는 토큰화 머니마켓펀드(MMF)는 투자신탁법상 신탁 우회가 막혀 있어 이 문제에 부딪힌다.
이에 토큰화법은 이 법적 공백을 일반법으로 메우자는 제언이다. 골자는 블록체인 기록 자체에 법적 효력을 주는 것이다. 지금은 블록체인에 누구의 토큰인지 기록되어 있어도 그 기록만으로는 법적 권리를 주장하기 어렵다. 토큰화법은 분산형 원장에 토큰 보유자로 등록된 사람을 정당한 권리자로 추정한다. 기록이 곧 권리의 근거가 되는 것이다.
거래 안정성을 보완하는 장치도 함께 둔다. 토큰을 넘겨받은 사람이 양도인에게 권리를 이전할 자격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고, 정상적인 거래로 취득했다면 그 취득을 보호하는 선의취득을 인정한다. 이렇게 증권의 종류마다 개별법을 고치는 대신, 토큰화된 자산 전반에 적용되는 하나의 일반법으로 기록의 효과와 거래의 안전성을 보장하자는 것이 토큰화법의 취지이다.
이는 일본보다 앞서 토큰화 자산의 권리관계를 정비한 해외 사례와 같은 방향에 있다. 스위스와 독일, 프랑스는 원장에 기록된 권리자를 기준으로 토큰화 자산의 권리관계를 규율하고, 미국은 물권적 성격의 지배 개념을 통해 이를 다룬다. 이들 법역 모두 원장 기록을 근거로 한 제3자 대항, 발행자 면책, 선의취득을 인정한다. 일본의 현행 업 규제 중심의 접근과는 차이가 있다.
다만 이런 일반법을 정비하는 데는 통상 수년이 걸린다. 이에 중간보고서는 단기적으로 가능한 우회 경로도 함께 제시했다. 투자신탁법을 먼저 개정해 권면 불발행 제도를 도입하면, 토큰화 수요가 큰 MMF는 2026년 안에도 발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법 정비는 장기 과제로 두되, 수요가 분명하고 제도 개정 범위가 제한적인 영역은 개별법 개정으로 먼저 여는 단계적 접근이다.
2.1.4 전망: 결제 토큰화에서 자산 토큰화로
1분기와 2분기를 잇대어 보면 토큰화의 초점이 옮겨가고 있다. 1분기 노무라와 다이와, 메가뱅크가 모인 증권형 토큰 결제 진영은 주식이나 채권을 사고팔 때 그 대금을 치르는 단계, 곧 현금 레그를 토큰화하는 시도였다. 거래 대상은 그대로 둔 채 결제 방식을 토큰으로 바꾸는 것이다. 2분기 토큰화 주식 검토는 거래 대상인 주식 자체를 토큰으로 만드는 시도다. 대금을 토큰화하는 데서 자산을 토큰화하는 데로, 토큰화가 다루는 영역이 한 단계 넓어진 셈이다.
이 방향에서 가장 먼저 손에 잡히는 결과물은 주식보다 MMF일 가능성이 크다. 토큰화법 같은 일반법 정비에는 대개 수년이 걸리지만, MMF는 투자신탁법 개정이라는 제한된 우회로로 2026년 안에 발행할 길이 열려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5년 12월 미쓰비시UFJ의 자산운용과 증권, 신탁 3사가 프로그맷과 손잡고 일본 첫 토큰화 MMF 기반 정비에 들어갔다. 우선 2026년 기관투자자 대상 엔화 토큰화 MMF 제공을 목표로 하며, 개인투자자 확대는 그 다음 단계로 둔다. 엔화 MMF는 마이너스 금리로 2016년 모집이 끊긴 뒤 금리가 돌아온 환경에서 약 10년 만에 부활하는 상품이기도 하다.
또한 보고서는 어디까지나 제언 단계다. 주식 토큰화의 토대인 토큰화법은 아직 입법에 이르지 않았고, 마이크로 주식의 세제와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 적합성, 의결권 행사 방식 같은 현실적 쟁점도 남아 있다. 단기 우회로인 MMF조차 투자신탁법 개정과 세제 정리가 뒷받침돼야 한다. 결국 2분기에 분명해진 것은 토큰화가 대금에서 자산으로 넓어지는 방향 정도이며, 그 첫 결과물이 주식보다 문턱이 낮은 MMF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주식까지 닿는 속도는 토큰화법 정비라는 더 긴 과제에 달려 있다.
2.2 제도: 개정 자금결제법 시행과 유통 경로의 확장

6월 1일 개정 자금결제법이 시행됐다. 2025년 6월 성립한 이 법은 세 가지 변화를 담고 있다.
- '전자결제수단 및 암호자산 서비스 중개업'의 신설: 발행 및 교환은 안 하고 매개만 하는 사업자를 위한 중개업 신설
- 신탁형 스테이블코인의 준비자산 운용 범위 확대: 요구불예금으로만 운용하던 신탁형 스테이블코인 준비자산을 국채 등으로도 운용 가능하게 확대
- 암호자산의 국내 보유 명령 규정: 거래업자 보유 자산을 국내에 두도록 명령할 수 있는 국내 보유 명령 추가
4월 10일 국회에 제출된 금융상품거래법 개정안이 암호자산의 법적 지위를 결제수단에서 금융상품으로 옮기는 큰 틀을 다룬다면, 6월 시행된 자금결제법 개정은 그 시장이 실제로 작동하는 데 필요한 유통과 보전의 틀을 정의하고 있다.
2.2.1 중개업이 메우는 빈자리
개정 자금결제법이 일본 디지털자산 시장에 가장 직접적인 변화를 주는 부분은 중개업 신설이다. 그동안 일본에서 스테이블코인이나 암호자산을 이용자에게 연결하려면 ‘전자결제수단등거래업자’나 ‘암호자산교환업자’로 직접 등록해야 했다. 발행 및 교환 기능을 직접 수행하지 않고 이용자와 거래업자를 연결하는 사업자를 위한 별도 등록 제도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이용자에게 닿는 유통 경로는 정식 거래업자 혹은 교환업자 등록을 마친 소수 사업자에 묶여 있었다. 1분기에 JPYC가 선발 주자가 될 수 있었던 배경에도 이 사정이 있었다. JPYC는 스테이블코인 제도가 본격적으로 열리기 전부터 선불식 지불수단 형태로 시장에 먼저 들어와 사용자와 가맹 기반을 쌓았고, 이후 자금이체업자 등록을 취득해 현금 상환이 가능한 제도권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했다. 일본 첫 전자결제수단등거래업자 등록이 법 시행 약 1년 9개월 뒤에야 나오면서, 발행 자격을 갖춘 사업자가 있어도 유통 경로가 늦게 열리는 병목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전자결제수단 및 암호자산 서비스 중개업'은 이 병목을 해소하기 위해 새롭게 만들어졌다. 중개업의 핵심은 매개만 하는 사업자에게 거래업자와 다른 가벼운 규제를 적용한다는 데 있다. 거래업자는 이용자 자산을 직접 맡아 매매와 교환을 처리하므로 재무요건과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지지만, 중개업자는 이용자 자산을 예탁받는 것 자체가 금지되고 거래의 당사자가 되지도 않는다. 이에 따라 중개업에는 재무요건이 부과되지 않아 개인도 등록할 수 있고, 거래시확인(KYC) 의무도 소속 거래업자가 이행하므로 중개업자에게 중복으로 부과되지 않는다.
대신 중개업자는 반드시 특정 거래업자의 위탁을 받아 그 거래업자를 위해 매개하는 소속제를 따르며, 중개 과정에서 이용자에게 손해가 발생하면 배상력이 더 큰 소속 거래업자가 책임을 지도록 했다. 진입 문턱은 낮추되 이용자 보호는 소속 거래업자에 묶어두는 구조다. 이로써 블록체인 게임이나 지갑 서비스 같은 웹3 사업자가 거래업자 라이선스를 직접 취득하지 않고도, 자사 앱과 서비스 안에서 이용자를 거래업자에 연결해 스테이블코인이나 암호자산 거래를 매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2.2.2 신탁형 운용 범위 확대와 국내 보유 명령
같은 시행에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영향을 주는 두 가지 변화가 더 담겼다. 하나는 신탁형 스테이블코인의 준비자산 운용 범위 확대다. 그동안 신탁형은 준비자산 전액을 엔화 요구불예금으로만 관리해야 했는데, 이번 개정으로 발행액의 50%를 상한으로 국채와 정기예금으로도 운용할 수 있게 됐다.
이 변화는 일본이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가장 먼저 정비하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발행 주체 수익성을 제한하는 결과를 불러일으킨 데서 출발한다. 일본은 2022년 글로벌 주요국과 비교해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일찍 도입한 선발 주자였다. 그때 준비자산을 전액 요구불예금으로 묶은 것은 신용과 금리, 유동성, 환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신중한 설계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뒤이어 규제를 만든 미국 등 다른 권역이 국채를 포함한 예금 외 운용 수단을 허용하면서, 일본의 보수적 규제는 발행 주체의 수익성 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모델로 작용했다. 발행 주체의 수익은 준비자산의 운용수익에서 나오는데, 요구불예금만으로는 국채 대비 유의미한 수익원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이번 운용 범위 확대는 다른 권역과의 조건을 맞춰 자국 발행 주체의 경쟁력을 회복하려는 조정이다.
다른 하나의 규정은 국내 보유 명령이었다. 암호자산 교환업자와 전자결제수단등거래업자가 이용자 자산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 금융청이 해당 자산을 일본 국내에 두도록 명령할 수 있는 근거를 추가한 것이다. 이는 거래소가 위기에 빠졌을 때 이용자 자산이 해외 법인이나 해외 수탁기관에 묶여 회수가 어려워지는 상황을 막기 위한 장치다.
이 규정의 배경에는 해외 거래소 파산 사례가 있다. 파생상품을 다루는 금융상품거래업자에게는 이미 비슷한 국내 보유 명령 규정이 있었지만, 현물 암호자산 거래업자에게는 같은 장치가 충분하지 않았다. 그 결과 해외 거래소나 관련 사업자가 파산할 경우, 일본 이용자의 자산이 해외 파산 절차 안에 묶여 국내에서 곧바로 반환을 집행하기 어려운 문제가 생길 수 있었다. 국내 보유 명령은 이런 상황에 대비해, 당국이 이용자 자산을 일본 안에 보전하도록 요구하고 반환 가능성을 높이는 제도다.
2.2.3 함의: 진입은 넓히고 자산 보전은 강화하다
6월 자금결제법 시행의 세 변화는 방향이 한쪽으로 쏠려 있지 않다. 중개업 신설은 시장 진입의 문을 넓히고, 신탁형 운용 확대는 발행 주체의 수익성을 키우며, 국내 보유 명령은 이용자 보호를 강화한다. 즉, 시장을 여는 완화 조치와 자산 보전을 강화하는 보호 조치가 함께 들어간 제도 정비다.
이 가운데 시장 구도를 가장 크게 바꿀 만한 규정은 중개업 신설이다. 지금까지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경쟁은 누가 발행 자격을 갖추고, 누가 전자결제수단등거래업자 등록을 먼저 받느냐에 가까웠다. 그러나 중개업이 열리면 경쟁의 초점은 발행 자체에서 이용자 접점으로 옮겨갈 수 있다. 결제 게이트웨이, 지갑, 포인트 사업자, 증권사 앱, 은행 자회사, 핀테크 기업이 직접 발행자가 되지 않더라도 등록 중개업자로 스테이블코인과 암호자산을 사용자에게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중개업이 실제로 시장을 바꿀지는 어떤 플레이어가 시장에 들어오느냐에 달려 있다. 매개만 하는 사업자는 재무 규제를 받지 않는 대신 이용자에 대한 설명 의무와 광고 규제를 진다. 등록 사전설명회가 4월에야 공표된 만큼 구체적 규율은 운용 과정에서 가늠해야 하고, 결제 사업자나 핀테크 기업이 이 경로로 스테이블코인 유통에 실제 뛰어들지도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제도가 길을 열었으나, 그 사업 루트에 진입하는 사업자가 나타나는 것은 다음 분기 이후의 일일 것으로 전망된다.
2.3 비즈니스: 비트코인 트레저리의 첫 스트레스 테스트

1분기까지 일본 비트코인 트레저리 기업은 자산을 빠르게 불려온 성장 스토리였다. 도쿄증권 스탠더드 시장에 상장한 메타플래닛(Metaplanet)은 2024년 4월 약 98 BTC로 시작해 2026년 4월 누적 40,177 BTC까지 보유량을 늘리며 상장기업 비트코인 보유 세계 상위권에 올랐다. 그러나 2분기 들어 이 성장 스토리의 다른 면이 드러났다. 비트코인 가격 하락이 트레저리 기업의 재무와 주가를 동시에 흔들면서, 자산 축적의 속도만큼 취약성도 함께 커져 있었음이 확인됐다.
2.3.1 평가손실과 1분기 결산의 두 얼굴

본래 호텔 등 기존 사업을 운영하던 메타플래닛은 2024년 4월 비트코인을 주요 준비자산으로 채택하겠다고 발표하며 약 98 BTC를 처음 매입했다. 이때부터 메타플래닛은 미국 스트래티지(Strategy)의 모델을 참고해 디지털자산 트레저리(DAT) 기업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주식과 신주예약권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그 대부분을 비트코인 매입에 투입한 뒤, 보유량 증가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면 다시 자금을 조달하는 순환 구조가 그것이다. 메타플래닛은 이 모델을 일본 시장에 적용해 2024년 말 1,762 BTC, 2025년 10월 30,823 BTC로 보유량을 빠르게 늘렸고, 주가도 1년 사이 수십 배로 상승했다.

그 성장의 이면은 2분기에 드러났다. 메타플래닛은 4월 2일 1분기 비트코인 취득 활동 완료를 발표했다. 1분기에만 5,075 BTC를 추가 매입해 누적 보유량은 40,177 BTC에 도달했고, 누적 취득액은 약 6,234억엔, 평균 취득단가는 약 1,552만엔이 됐다. 그러나 비트코인 가격이 2025년 10월 고점에서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보유 자산의 평가손실이 확대됐다. 4월 2일 기준 평가손익은 약 1,959억엔 손실, 수익률은 -31.4%까지 내려갔다. 한때 900억엔 가까운 평가익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급격한 반전이다.
5월 13일 발표된 1분기 결산은 이 사업 모델의 수익성과 취약성을 동시에 보여줬다. 매출은 약 30.8억엔, 영업이익은 약 22.7억엔으로 전년 대비 크게 늘었지만, 경상손실은 약 1,149억엔, 순손실은 약 1,145억엔에 달했다. 영업 단계에서는 흑자를 키웠지만, 비트코인 평가손실 탓에 최종적으로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영업이익을 끌어올린 것은 비트코인 인컴 사업이다. 보유 비트코인을 활용해 풋옵션을 매도하는 방식으로 분기 중 29억엔이 넘는 수익을 올렸고, 이 수익으로 취득 비용을 상쇄해 실질 취득단가를 시장 평균 수준으로 낮췄다. 비트코인을 그저 쌓아두는 데서 나아가, 보유분으로 현금 수익을 내는 단계로 사업을 넓힌 것이다.
문제는 이 수익분이 평가손실 리스크를 완전히 상쇄하지는 못한다는 점이다. 물론, 메타플래닛은 평가손실이 회계상 처리일 뿐 사업 운영이나 현금흐름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을 냈다. 비트코인을 매각하지 않는 한 평가손실은 손익계산서상의 숫자로 남고, 영업 현금은 인컴 사업에서 들어온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주가는 회사의 설명과 다르게 움직였다. 비트코인 보유량 증가를 재료로 올라온 주가는 가격 하락 국면에서 빠르게 빠졌고, 6월 초 267엔대까지 내려왔다. 2025년 한때 1,930엔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조정이다. 기업 가치의 상당 부분이 비트코인 보유분으로 구성된 만큼, 회계상 평가손실이든 영업상 흑자든 관계없이 주가가 비트코인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가 하락장에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2.3.2 mNAV 1배의 붕괴

트레저리 기업의 취약성은 mNAV 지표에서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 mNAV는 기업 시가총액을 보유 비트코인 평가액으로 나눈 값으로, 1배를 넘으면 시장이 기업에 비트코인 가치 이상의 프리미엄을 부여한다는 뜻이고, 1배 아래로 내려가면 보유 자산만도 못한 평가를 받는다는 의미다. 메타플래닛의 mNAV는 2025년 피크 시점에 약 5배에 달했지만, 6월 8일 시점에는 0.9배까지 내려왔다. 비트코인을 직접 사는 것보다 메타플래닛 주식을 사는 쪽이 이론상 비싸지 않은 상태가 된 것이다.
mNAV 1배의 붕괴는 트레저리 모델 자체의 작동 조건을 바꾼다. 트레저리 기업은 주가 프리미엄을 이용해 증자나 신주예약권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그 자금으로 다시 비트코인을 사는 순환으로 성장한다. 메타플래닛은 4월 24일에도 80억엔을 조달해 전액 비트코인 추가 매입에 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mNAV가 1배 아래로 내려가면 이 순환의 전제인 프리미엄이 사라진다. 프리미엄 없이 자금을 조달하면 기존 주주의 지분이 희석되기만 할 뿐 주당 비트코인 가치는 늘지 않는다. 가격 상승기에 강력했던 모델이 하락기에 정반대로 작동하는 것이다.
메타플래닛이 본뜬 원조 스트래티지(Strategy)의 2분기 행보는 DAT 모델이 더 이상 비트코인을 얼마나 많이 사느냐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단계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스트래티지는 6월 1일 SEC 공시에서 32 BTC를 매도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2022년 이후 사실상 첫 매도였다. 시장은 이를 충격으로 받아들였지만, 해당 매도는 재무 악화보다 주당 비트코인(BPS)을 관리하기 위한 선택에 가깝다. mNAV가 낮아진 상황에서는 보통주를 새로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보다 일부 비트코인을 매도하는 편이 주당 가치 훼손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두 회사의 대비는 트레저리 모델의 단계 차이를 드러낸다. 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 인컴이나 매각 조절 같은 수단으로 하락장을 버티는 단계에 들어선 반면, 메타플래닛도 인컴 사업을 키우고 있음에도 여전히 5억 5,500만 주 규모의 신주예약권 발행 및 비트코인 축적 계획(555 Million Plan)을 유지하며 보유량 확대를 전면에 내걸고 있다. mNAV가 1배 아래로 내려간 국면에서 보유량 확대를 계속할지, 스트래티지처럼 자본 구조 관리로 무게를 옮길지가 메타플래닛 앞에 놓인 갈림길이다.
2.3.3 전망: 규제와 시장의 이중 압력
2분기 일본 비트코인 트레저리 기업은 시장과 규제 양쪽에서 압력을 받았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가격 하락이 평가 손실과 mNAV 하락으로 이어졌다. 규제 측면의 압력은 도쿄증권거래소를 운영하는 일본거래소그룹(JPX)이 암호자산 트레저리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에서 나왔다. 다만 JPX는 보도 직후 구체적으로 결정된 방침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따라서 이를 확정된 규제 변화로 보기는 어렵지만, 비트코인 매입을 주요 사업으로 삼은 상장사를 거래소가 어떤 기준으로 다뤄야 하는지가 시장의 쟁점으로 떠오른 것은 분명하다.
더욱이 세제라는 변수도 겹친다. 현행 일본 제도에서 법인이 보유한 비트코인을 회계연도 마지막 날 기준 시가로 평가한다. 즉 회사가 비트코인을 팔지 않았더라도, 회계연도 말 가격이 취득가보다 올라 있으면 그 차액이 장부상 평가익으로 잡히고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 반대로 가격이 내려가면 평가 손실이 손익에 반영된다. 개인 투자자에게는 매도 시점에 과세되는 것과 달리, 법인은 보유 중인 암호자산의 가격 변동이 회계와 세금에 직접 들어오는 구조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 트레저리 기업에게 세제는 간단한 부가 변수가 아니다. 일본에서는 개인 암호자산 투자소득을 주식과 유사한 20.315% 분리과세로 옮기려는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법인이 보유한 암호자산의 기말 시가평가 과세를 어떻게 다룰지는 별도의 문제다. 만약 법인 보유분에 대한 평가 과세가 유지된다면, 트레저리 기업은 비트코인을 팔지 않았는데도 가격 상승기에 세금 부담을 질 수 있고, 가격 하락기에는 대규모 평가 손실이 손익계산서에 반영되는 변동성을 계속 안게 된다. 결국 일본 BTC 트레저리 기업은 비트코인 가격 변동, 거래소의 상장 및 공시 기준, 법인 보유 암호자산에 대한 세제라는 세 갈래의 불확실성 위에 서 있다.
비트코인 트레저리가 놓인 자리는 2분기 일본 디지털자산 시장의 다른 흐름과 대비된다. 제도와 스테이블코인, 토큰화가 정부 주도로 차근히 정비되는 영역이라면, 비트코인 트레저리는 민간 기업이 시장 변동에 직접 노출된 영역이다. 물론, 이 흐름은 일본만의 현상이 아니다. 미국 스트래티지가 같은 분기에 첫 비트코인 매도로 시장을 흔들었듯, 트레저리 모델은 비트코인 가격이 오를 때 강력하고 내릴 때 취약한 구조를 미국과 일본에서 똑같이 드러냈다. 따라서 메타플래닛의 부진은 일본 디지털자산 시장 전반의 부진이라기보다, 비트코인 가격에 직접 연동된 사업 모델이 하락장에서 겪는 고유한 취약성이 글로벌 차원에서 함께 나타난 국면으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3. 그 외 주요 이벤트
3.1 금융상품거래법 개정안 국회 제출과 거래소 지형도 변화 (4/10)
What Happened?
4월 10일 금융청은 금융상품거래법과 자금결제법 일부를 개정하는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1분기 금융심의회 보고서가 제시했던 암호자산의 금융상품거래법 이관 방침이 실제 법안으로 올라온 것이다. 법안의 핵심은 암호자산을 자금결제법상의 결제수단에 머무르게 두지 않고, 금융상품거래법상 별도 금융상품 범주로 옮겨 공시와 불공정거래 규율을 붙이는 데 있다.
다만 법안은 암호자산을 주식이나 채권 같은 유가증권과 완전히 동일하게 취급하지 않는다. 암호자산을 금융상품거래법상의 별도 범주로 두고, 그 위에 자본시장형 규율을 붙이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발행 시 정보 공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거래 규제, 사업자의 자본 관련 의무 등이 새로 들어간다. 즉 암호자산을 증권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투자상품으로 다뤄질 수 있도록 필요한 공시와 시장감시 장치를 얹는 구조다.
거래소 입장에서 보면 변화는 더 직접적이다. 기존 암호자산 교환업은 금융상품거래법상의 암호자산 거래업으로 재편된다. 지금까지 거래소는 자금결제법 아래에서 이용자 자산을 보관하고 매매를 중개하는 결제수단 관련 사업자에 가까웠다. 그러나 법안 시행 이후에는 증권을 다루는 제1종 금융상품거래업과 나란히 놓이는 별도 업종으로 다뤄지며, 자본시장 사업자에 준하는 규율을 받게 된다. 시행은 2027년이 목표이며, 분리과세는 그 다음 해인 2028년 1월 1일 시행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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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의 큰 줄기는 1분기에 이미 드러났기에 내용 자체가 새롭진 않다. 다만 방침이 실제 법안으로 국회에 제출됐다는 점에서 단계가 한 칸 넘어갔다. 1분기 조직개편이 암호자산을 자산운용 감독 영역에 배치하는 행정 조치였다면, 이번 법안 제출은 그 영역에 적용할 규칙을 입법 절차에 올린 것이다.
이번 법안의 중요한 변화는 시장을 운영하는 사업자, 특히 거래소의 성격이 바뀐다는 점이다. 그동안 암호자산 거래소는 자금결제법 아래에서 이용자 자산을 보관하고 거래를 연결하는 사업자로 다뤄졌다. 법안 시행 이후에는 공시, 불공정거래 대응, 재무 건전성 의무를 부담하는 자본시장형 사업자에 가까워진다. 이는 암호자산을 투자상품으로 다루기 전에, 그 상품이 거래되는 시장의 운영자부터 자본시장 규율 안으로 넣는 작업이다.
거래소 지위의 변화는 시장 진입 비용을 크게 높일 것으로 보인다. 책임준비금과 자기자본규제비율은 투자자 보호를 두껍게 하므로, 규제 대응 능력이 약한 소형 거래소에는 부담이 된다. 참고로, 한국은 처음부터 정보보호 인증과 실명계좌 발급 같은 높은 진입 요건을 두어 사실상 소수 거래소 체제로 굳어졌고, 신규 진입보다 정리에 가까운 시장이 됐다. 일본은 그보다 가벼운 결제수단 규율로 시작했다가 이번에 자본시장형 규율로 옮겨가는 구도이다.
반대로 증권사, 대형 금융그룹, 이미 복수 라이선스를 보유한 사업자에게는 상대적으로 익숙한 규칙이다. 노무라와 다이와 같은 증권사의 교환업 진입 검토, SBI의 거래소 통합이 같은 방향으로 읽히는 이유다. 규율이 자본시장 수준으로 올라갈수록, 암호자산 거래소 시장은 거래 수수료 경쟁뿐만 아니라, 규제 대응력과 자본력을 갖춘 사업자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진다.
3.2 SBI의 해외 발행 스테이블코인과 거래소 통합 (분기 중)
What Happened?
SBI가 분기 중 취급 스테이블코인과 거래소 기반을 함께 넓혔다. 먼저 스테이블코인 쪽에서는 그룹의 암호자산 교환업자 SBI VC트레이드가 리플(Ripple) 자회사와 맺은 달러 스테이블코인 RLUSD의 일본 발행, 유통 기본합의에 따라 취급 준비를 이어갔다. RLUSD는 달러 예금과 미국 단기국채 등으로 100% 담보되고 제3자 회계법인의 월별 검증을 받는 스테이블코인으로, 일본에 유통되는 외화 스테이블코인으로는 USDC에 이어 두 번째다.
거래소 쪽에서는 통합이 두 단계로 진행됐다. SBI VC트레이드는 4월 1일 거래소 비트포인트재팬을 흡수합병한 데 이어, 5월 1일에는 SBI홀딩스가 또 다른 거래소 비트뱅크(Bitbank)에 의향표명서를 내고 자본업무제휴 협의에 들어갔다. 협의의 내용은 비트뱅크를 연결자회사로 편입하는 것으로, SBI는 비트뱅크를 그룹에 더해 일본 암호자산 업계에서 확고한 위치를 굳히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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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I의 2분기 행보는 일본 디지털자산 시장의 유통 관문을 그룹 안에 모으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외화 스테이블코인 취급을 USDC에서 RLUSD로 넓히는 것은 취급 자산을 늘리는 일이고, 거래소를 잇따라 통합하는 것은 이용자와 거래량을 모으는 일이다. SBI는 1분기에 USDC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취급하고 신탁형 엔화 스테이블코인 JPYSC 발행을 준비했는데, 2분기에는 그 위에 두 번째 외화 스테이블코인과 두 곳의 거래소를 더하려 한다.
이 통합의 의도는 일본 거래소 시장의 분산된 구조를 보면 더 분명해진다. 일본 거래소는 GMO코인, 비트플라이어(bitFlyer), 코인체크, 비트뱅크 등 여러 사업자가 비슷한 체급으로 나뉘어 있고, 어느 한 곳이 시장을 압도하지 못한다. 또한, 코인체크와 라쿠텐월렛처럼 대형 그룹 산하 거래소도 있지만, 복수 거래소를 운영하는 사례는 드물다.
반면 SBI는 거래소를 통합하는 방식으로 규모를 키우고 있다. 4월에는 비트포인트재팬을 흡수합병해 SBI VC트레이드로 일원화했고, 5월에는 비트뱅크 인수 협의에 들어갔다. 비트뱅크 편입이 마무리되면 SBI는 단일 그룹 아래 복수 거래소의 고객 기반과 유동성을 한 그룹 안에 모은, 보기 드문 대형 사업자가 된다.
이러한 행보는 메가뱅크 진영과의 경쟁 구도에서 보면 흥미롭다. 미쓰비시UFJ를 비롯한 3대 메가뱅크는 현재 직접 암호자산 거래소 사업을 운영하고 있지 않다. 은행그룹이 리테일 거래소를 운영하는 데는 규제와 리스크 관리 부담이 크고, 이들의 강점도 개인 투자자 매매 중개보다 법인 고객, 신탁, 결제망에 있기 때문이다. 대신 메가뱅크 진영은 발행 인프라인 프로그맷(Progmat)과 신탁형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기업 간 고액 결제와 토큰화 자산의 발행, 결제를 타겟한다. SBI가 거래소와 외화 스테이블코인으로 개인 투자자 영역을 잡는다면, 은행이 기존 법인 고객과 결제망을 강점으로 기업 영역을 잡는 구도다.
3.3 JPYC의 실사용처 확장과 누적 발행 30억엔 (6/2)
What Happe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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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YC는 6월 2일 누적 발행액 30억엔을 돌파했으며, 4월 20일 시리즈 B 2차 클로즈로 28억엔을 추가 조달해 누적 약 50억엔의 자본을 확보했다. 또한 일본면세와 함께 면세 환급 인바운드 결제망 구축을 추진하는 동시에, 라인 넥스트(LINE NEXT)의 웹3 지갑 유니파이(Unifi)에 채용되는 등 사용처를 넓혀갔다.
JPYC는 2025년 10월 자금이체업형 엔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시작한 뒤 빠르게 발행량을 늘려왔다. 1분기에 누적 13억엔을 넘겼고, 2분기에 30억엔에 이르렀다. 발행량 자체도 늘었지만, 2분기 들어 두드러진 것은 자금 조달과 사용처 확보가 함께 진행됐다는 점이다. 시리즈 B로 확보한 자본이 사용처 확장의 토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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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JPYC가 자금이체업형 엔화 스테이블코인으로 빠르게 발행량을 늘린 선발 주자였다면, 2분기에는 발행량 확대를 넘어 실제 사용처를 확보하는 쪽으로 무게를 옮겼다. 면세 환급 인바운드 결제망과 대형 플랫폼 지갑 채용이 대표적이다. 면세 환급은 방일 외국인이 환급받은 엔화를 본국으로 가져가는 과정에 스테이블코인을 연결하는 시도이며, 라인 넥스트의 유니파이 도입은 이미 이용자가 모여 있는 지갑 환경에 JPYC를 결제 수단으로 미리 배치하는 포석이다.
이런 전략의 효과는 거래 회전 지표로 확인되고 있다. JPYC.Inc는 발행 잔고와 비교해 하루 거래량이 100%를 넘는 날도 있다고 밝혔다. 발행된 코인이 예금처럼 쌓여 있기보다 결제와 송금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다. 스테이블코인의 중요한 시장 경쟁력은 발행액만큼이나, 얼마나 자주 회전하느냐에서 드러난다. JPYC는 발행 규모 경쟁이 아니라 실제로 쓰이는 결제 수단을 선점하는 경쟁에서 앞서 있음을 보여준다.
이 방향성에는 제도적 성격도 반영되어 있다. JPYC의 법적 근거인 자금이체업형은 준비자산 운용수익을 발행체가 가져가는 대신 1회 송금이 100만엔으로 제한돼, 기업 간 고액 결제보다 개인과 소액 결제에 맞는다. 거래소와 외화 스테이블코인으로 규모를 키우는 SBI, 고액 기업 결제용 신탁형을 준비하는 메가뱅크와 비교하면, JPYC는 소액 실사용처라는 다른 층을 파고드는 셈이다. 이는 일본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분화가 발행 형태와 법적 구조의 차이에 따라 이루어지고 있다는 함의를 남긴다.
3.4 일본거래소그룹의 암호자산 ETF 상장 검토 표명 (4/30)
What Happened?
4월 30일 일본거래소그룹(JPX)의 야마지 히로미 최고경영자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암호자산 ETF 상장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암호자산 ETF 조성에 관심을 보이는 운용사가 많다면서, 법 정비가 끝나고 세금 취급이 분명해지면 언제든 상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관련 법 개정의 진척에 따라 이르면 2027년에도 가능하고, 늦으면 2028년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제는 두 가지다. 암호자산이 금융상품거래법상 금융상품으로 자리매김하는 법 개정과, 분리과세를 비롯한 세제 정리다. 둘 다 2분기에 법안 제출과 세제 개편 방침으로 윤곽이 잡힌 사안이다. JPX는 중기경영계획에서 새로운 자산군으로의 진출을 내걸고 ETF 상품 라인업과 투자자층 확대를 방침으로 두고 있으며, 암호자산 ETF도 그 연장선에서 검토 대상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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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는 별도의 암호자산 거래소 계좌를 열고 지갑을 관리할 필요 없이, 이미 증권 계좌를 가진 기관과 개인이 익숙한 방식으로 시장에 들어올 수 있게 한다. 미국이 2024년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후 자금을 빠르게 흡수한 것도 이 접근성 덕분이었다. 일본 거래소가 ETF에 무게를 싣는 것은 암호자산을 사고파는 통로를 기존 증권 시장 안으로 끌어들이겠다는 뜻이다.
이 흐름은 암호자산이 금융상품으로 재편되고, 거래소가 ETF 상장을 준비하며, 증권사가 취급 채널을 갖추는 세 움직임과 맞물린다. 다만 어떤 종목을 ETF 대상으로 삼을지, 거래소가 암호자산 관련 상품을 어떤 기준으로 심사할지는 제도 정비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로 남는다.
3.5 금융청의 토큰화 예금 은행 간 이전 실증 (4/3 지원 결정)
What Happened?
금융청이 4월 3일 토큰화 예금의 은행 간 이전을 검증하는 실증 사업을 핀테크 실증 실험허브의 지원 대상으로 결정했다. 금융청은 2025년 11월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예금을 활용한 결제 고도화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는데, 이번 사업은 그 세 번째 안건이다. 서로 다른 은행 사이에서 토큰화 예금을 옮기는 구조를 검증하고, 이를 일본은행의 당좌예금 토큰화 샌드박스와 연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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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실증의 핵심은 발행 다음 단계, 즉 은행 간 이전에 있다. 같은 은행 안에서의 토큰화 예금 이동은 블록체인 기록만으로 끝나지만, 은행 간 이전은 중앙은행이 두 계좌의 결제를 매개해야 한다. 이를 블록체인 위에서 완결하려면 그 결제를 매개하는 중앙은행 계좌도 같은 체인 위에서 작동해야 한다. 이번 실증이 일본은행의 당좌예금 토큰화 샌드박스와 연계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실증은 일본 디지털 화폐 지형에서 토큰화 예금의 위치를 보여준다. 온체인 화폐는 비은행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 은행이 자기 예금을 토큰화한 토큰화 예금,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CBDC의 세 층으로 나뉘는데, 토큰화 예금은 중간층에 놓인다. 스테이블코인의 프로그래밍 가능성을 가지면서도, 규제상 명확한 예금으로서 은행 시스템의 신용과 기존 규제 체계 안에 머문다.
이 차이는 은행의 이해관계와 직결된다. 스테이블코인이 예금을 은행 밖으로 끌어낼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던 반면, 토큰화 예금은 예금을 은행 장부에 둔 채 즉시 결제와 24시간 거래라는 이점만 취하는 길이다. 결제 혁신에 올라타되 예금 기반은 지키는 선택지인 셈이다. 유초은행이 1억 2천만 계좌라는 소매 기반을 토큰화 예금에 연결하려는 것도, 그 기반을 스테이블코인에 내주지 않고 은행 안에서 디지털화하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4. 마치며: 공급은 갖춰졌고, 남은 것은 수요다
2분기 일본 디지털자산 시장은 가격 약세와 제도의 진전이 엇갈린 분기였다. mNAV가 1배 아래로 내려간 와중에도, 금융상품거래법 개정안은 국회에 제출됐고 개정 자금결제법은 예정대로 시행됐다. 토큰화와 제도 정비는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나아간 반면, 시장 변동에 직접 노출된 영역은 첫 시험대에 올랐다.
- 토큰화 영역에서는 그 대상이 부동산과 채권에서 주식으로 넓어지며, 프로그맷의 토큰화 주식 보고서와 마이크로 주식 구상, 토큰화법 제언이 나왔다.
- 제도 영역에서는 개정 자금결제법이 시행되어 매개만 하는 사업자를 위한 중개업이 신설되고, 신탁형 스테이블코인의 준비자산 운용 범위가 넓어졌으며, 이용자 자산을 국내에 두도록 하는 국내 보유 명령이 더해졌다.
- 비즈니스 영역에서는 비트코인 가격 하락이 트레저리 기업의 재무와 주가를 함께 흔들며, 빠른 자산 축적의 이면에 있던 취약성을 드러냈다.
이외에도, 2분기에는 시장 지형을 바꾸는 사업과 제도 움직임이 이어졌다. 금융상품거래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되며 거래소가 자본시장형 사업자로 재편될 길이 열렸고, SBI는 RLUSD 취급과 비트뱅크 인수 협의로 유통 관문을 그룹 안에 모았다. JPYC는 누적 발행 30억엔을 넘기며 실사용처를 넓혔고, 일본거래소그룹은 암호자산 ETF 상장 검토를 공개했으며, 금융청은 토큰화 예금의 은행 간 이전 실증을 지원 대상으로 채택했다. 이로써 거래소의 법적 지위와 스테이블코인 유통, ETF, 토큰화 예금이 한 분기에 나란히 손질되며, 1분기에 정렬된 방향이 법안 제출과 법 시행, 사업 확장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2분기가 확인해준 것은 일본의 제도 정비가 가격 약세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만 시장과 분리되어 굴러간다는 것은, 시장의 수요가 제도를 끌어당기기 전에 공급 측 정비가 먼저 앞서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다음 국면의 관건은 정부와 금융그룹이 깔아둔 경로 위로 실제 이용이 따라붙느냐로 옮겨간다.
토큰화에서는 주식보다 문턱이 낮은 MMF가 기관 수요를 실제로 끌어내는지, 토큰화법 정비가 이어져 주식까지 닿는지가 도입 속도를 가른다. 스테이블코인에서는 JPYC의 결제 회전이 발행 규모를 넘어 실사용으로 굳어지는지, 중개업이라는 새 경로로 결제 사업자와 핀테크 기업이 실제로 들어오는지가 수요 형성의 첫 신호다. 비트코인 트레저리는 반대편에 있다. 시장에 직접 노출된 이 모델이 하락장을 버티는 단계로 옮겨가는지가 관건이며, 메타플래닛이 보유량 확대를 이어갈지에 더해 일본거래소그룹의 규제 검토와 법인 보유 암호자산 과세가 변수로 겹친다. 결국 2분기가 제도가 시장을 견딜 수 있음을 확인한 분기였다면, 그다음 분기들은 그 제도가 시장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묻는다. 공급은 갖춰졌고, 남은 것은 수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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