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 Key Takeaways
- 1. 개요: 스테이킹된 자산, 기관 온체인 진입의 기본 프리미티브
- 2. 글로벌 동향: 구조화된 파이프라인으로 진화하는 기관용 스테이킹
- 2.1 파이프라인의 해부: 다섯 가지 기능 모듈과 다섯 가지 상품 케이스
- 2.2 경쟁력의 재정의: 수익률에서 구조 설계 능력으로
- 3. 한국 시장에서의 기회: 협업형 구조의 중요성
- 3.1 현황
- 3.2 누구의 자산을, 어떤 목적에 맞춰 스테이킹할 것인가
- 3.3 디지털 자산에 따른 차이
- 3.4 역할 분리가 중요하다
- 3.5 한국 기관 스테이킹 준비를 위한 체크리스트
- 3.6 한국형 기관 스테이킹의 현실적 출발점은 협업형 구조다
Key Takeaways
- 스테이킹 자산은 가격 노출, 프로토콜 보상, 네트워크 참여, 담보 활용성을 함께 제공하기 때문에 기관 온체인 전략의 기본 단위로 자리 잡고 있다.
- 기관 스테이킹은 더 이상 가장 높은 APY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수탁, 밸리데이터 운영, 유동성 관리, 리포팅, 규제 준수가 결합된 구조화된 파이프라인이다.
- 글로벌 스테이킹 상품은 비수탁형 스테이킹, 화이트라벨 밸리데이터 인프라, 유동성 스테이킹, 수탁형 스테이킹, ETF와 ETP 같은 규제 래퍼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 한국에서는 법인의 가상자산 보유, 세무와 회계 처리, 커스터디언의 스테이킹 제공 가능 여부, 자기자산 스테이킹과 고객자산 기반 스테이킹의 구분이 아직 명확히 정리되지 않았다.
- 한국에서 가장 현실적인 경로는 금융기관이 수탁과 규제 대응을 맡고, 크립토 네이티브 인프라 기업이 밸리데이터 운영, 프로토콜 리스크 관리, 온체인 실행을 담당하는 협업 구조다.

본 글은 포필러스와 판테라 캐피털이 공동 발간한 “한국 기관을 위한 블록체인 가이드북 2026” 보고서의 일부 내용을 발췌 및 재구성한 것입니다. 기업 및 기관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나머지 14개 핵심 주제는 보고서 전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1. 개요: 스테이킹된 자산, 기관 온체인 진입의 기본 프리미티브
기관 투자자들은 수십 년에 걸친 장기 자금을 배분하는 주체로, 새로운 자산군의 등장은 언제나 위험인 동시에 기회로 작용한다. 2015년 이더리움 출범을 기점으로 본격화된 크립토 시장은 2026년 기준 시가총액 2조 달러를 훨씬 상회하며 글로벌 자산 배분에서 무시할 수 없는 규모로 성장했다. 블랙록(BlackRock),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Fidelity Investments), 프랭클린 템플턴(Franklin Templeton) 등 대형 운용사들의 상품 출시와 크립토 노출을 원하는 고객 수요가 맞물리면서, 이제는 많은 기관이 "진입 리스크"보다 "비진입 리스크"가 더 크다고 판단하는 변곡점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기관들은 수많은 크립토 자산 중 어디에 집중하는가? 정답은 "인프라 자산"이다. 전통 금융에서 기관은 전력망, 통신망, 데이터센터, 공항 등 필수재적 성격, 높은 진입장벽, 예측 가능한 수익 구조를 갖춘 자산에 투자해왔다. 같은 맥락에서 네트워크 효과, 검증된 보안, 충분한 유동성을 갖춘 이더리움이나 솔라나 같은 블록체인은 "디지털 인프라"로 해석될 수 있다. 전력망 운영자가 사용량에 비례해 수익을 얻듯, 블록체인 검증자는 네트워크 사용량에 연동된 보상을 수취한다. 이는 완전히 새로운 자산이 아니라 기존 인프라 투자 모델의 디지털 확장에 가깝다. 그리고 이 인프라 자산들이 지분 증명(Proof of Stake, PoS) 메커니즘에 기반하기에, 스테이킹은 자연스럽게 기관 크립토 전략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게 된다.
기관 관점에서 스테이킹된 자산의 매력은 첫 번째로, 네이티브 수익 창출 구조에 있다. 전통 금융에서 자산이 수익을 내려면 트레이딩, 대여, 롤오버, 임대 등 별도의 운용 전략과 운용사, 중개인, 관리 인프라가 필요한 반면, 스테이킹된 자산은 보유 행위 자체가 수익 활동이며 보상은 네트워크 프로토콜에 의해 자동 발생한다. 이는 운영 복잡성의 감소와 투명한 수익 구조를 동시에 제공한다. 보상률은 온체인에서 검증 가능하고 보상 내역은 블록체인에 영구 기록되어, 기관의 회계, 감사, 리포팅 요구를 충족시킨다. 두 번째로, 스테이킹된 자산의 매력은 구성가능성(composability)과 확장성(scalability)에 있다. 스테이킹은 본래 자산을 락업시키는 행위지만, 청구권을 나타내는 파생 토큰인 유동화 스테이킹 토큰(Liquid Staking Token, LST)(예: 라이도(Lido)의 stETH, 코인베이스(Coinbase)의 cbETH)의 등장으로 이 한계는 해소되었다. 기초 자산이 프로토콜에서 보상을 누적하는 동안 LST는 디파이(DeFi) 대출 담보로 활용되거나 탈중앙화 거래소(DEX)에 공급되어 유동성 자산으로 기능하며, 금리 스왑, 수익률 토큰화(예: 펜들(Pendle)), 그리고 옵션 등 파생상품의 기초자산이 된다.
결국 기관의 온체인 진입은 단순 토큰 보유가 아닌 네트워크 참여를 통한 가치 창출 활동으로 재정의되어가고 있다. ETH를 단순 보유하는 것과 스테이킹 상태로 보유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른 의미를 갖는다. 전자는 가격 변동에 대한 수동적 노출에 그치지만, 후자는 네트워크 보안 기여, 프로토콜 보상 수취, 온체인 금융에서의 담보 활용 가능성을 모두 포함하는 복합적 포지션이기 때문이다. 이 관점에서 스테이킹된 자산은 그 위에 LST와 파생 레이어가 쌓이는 온체인 금융의 기초 레이어 자산(base layer asset)이며, 기관의 온체인 전략에서 선택적 부가 요소가 아닌 필수적 기본 단위로 자리잡고 있다.
2. 글로벌 동향: 구조화된 파이프라인으로 진화하는 기관용 스테이킹
2.1 파이프라인의 해부: 다섯 가지 기능 모듈과 다섯 가지 상품 케이스
해외 시장에서 스테이킹된 자산은 더 이상 스테이킹 서비스라는 단일 카테고리로 정의되지 않는다. 대신 여러 기능 레이어가 결합된 구조화된 상품 스택(product stack)으로 진화했다. 이 스택은 커스터디, 스테이킹 실행, 유동성 관리, 리포팅, 규제 컴플라이언스를 모두 포함하며, 기관의 요구사항에 따라 모듈식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진화의 배경에는 기관 투자자의 특수한 요구사항이 있다. 리테일 사용자에게 스테이킹은 APR이 높은 곳에 예치하는 단순한 의사결정이지만, 기관에게는 회계 처리, 세무 보고, 리스크 관리, 유동성 계획, 규제 준수가 모두 맞물린 복합적 운영 활동이다. 이 복합적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기관용 스테이킹 파이프라인은 크게 다섯 가지 기능 모듈로 분해되어 있다.


기관은 이 기능들을 단일 제공자로부터 번들로 조달(예: 코인베이스 프라임(Coinbase Prime)이 커스터디·노드 운영·리포팅을 통합 제공)하거나, 각 기능을 최적의 제공자로부터 개별 조달해 자체 스택을 구성할 수 있다. 전자는 운영 복잡성을 최소화하는 대신 통제권과 맞춤화를 포기하는 구조이며, 후자는 단일 실패점을 제거하고 유연성을 확보하는 대신 통합 관리 역량을 요구한다. 이러한 구성 방식의 차이는 결과적으로 크게 다섯 가지 상품 케이스로 분류해볼 수 있다.
케이스 1: 비수탁형 스테이킹(Non-custodial Staking)
첫 번째 케이스는 기관이 자산 통제권을 유지하면서 스테이킹만 외부에 위임하는 방식이다. 이더리움은 프로토콜 차원에서 위임 기능을 제공하지 않지만, 합의 레이어에서 서명하는 밸리데이터 키와 스테이킹된 ETH의 소유권을 나타내는 출금키를 분리할 수 있어, 이를 활용한 간접적인 비수탁형 스테이킹이 가능하다.
사실 2025년 초까지만 해도 이더리움에서 완전한 비수탁형 스테이킹은 구조적으로 어려웠다. 자금 출금 권한이 밸리데이터 키에만 부여되어 있었기 때문에, 해당 키를 보유한 스테이킹 제공자가 협조하지 않으면 기관은 자산을 회수할 방법이 없었다. 즉, 자산 통제권을 유지하려는 기관의 요구와 정면으로 어긋나는 구조였던 셈이다.
이러한 제약은 2025년 5월 이더리움의 펙트라(Pectra) 업그레이드에 포함된 EIP-7002(Execution Layer Triggerable Withdrawals)를 통해 해소되었다. 스테이킹된 자산의 소유권을 나타내는 출금키만으로도 출금을 트리거할 수 있게 되면서, 이더리움도 비로소 실질적인 비수탁형 스테이킹을 구현할 기반을 갖추게 된 것이다. 하지만, 스테이킹 제공자가 고객의 동의 없이 밸리데이터 키로 출금을 실행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며, 기관이 출금키를 직접 관리해야 한다는 점 또한 실무적인 UX 허들로 작용하고 있는 상태이다.
케이스 2: 화이트라벨링(White Labeling)
대표 사례: 피그먼트(Figment), 킬른(Kiln), P2P 등 전문 오퍼레이터
두 번째 케이스는 인프라 운영만 전문 오퍼레이터에게 외주하는 형태다. 기관은 자체 브랜드로 스테이킹 서비스를 제공하되, 실제 밸리데이터 운영은 전문 업체가 담당하며, 수탁형·비수탁형 형태가 모두 가능하다. 자체 고객 베이스와 브랜드 자산을 보유한 거래소, 지갑 사업자, 커스터디언 등이 스테이킹 상품을 빠르게 출시하면서도 기술적 운영 복잡성을 회피할 수 있는 구조다.
케이스 3: 유동화 스테이킹과 라이도(Lido) stVaults
대표 사례: 라이도(Lido)의 stETH & stVaults, 코인베이스(Coinbase)의 cbETH, 로켓 풀(Rocket Pool)
세 번째 케이스는 유동성과 스테이킹의 결합이다. 전통적으로 스테이킹은 락업을 의미했으며, 언스테이킹 기간(이더리움의 경우 수일~수주)은 기관에게 상당한 유동성 리스크였다. 유동화 스테이킹(Liquid Staking)은 스테이킹된 자산에 대해 유동성 토큰(Liquid Staking Token, LST)를 발행함으로써, 기관이 스테이킹 보상을 수취하면서 동시에 유동성을 유지하고 나아가 온체인 환경에서의 활용까지 도모할 수 있게 한다.
다만 기관이 기존 유동화 스테이킹 서비스를 선택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제약은 통제권의 결여였다. 라이도의 기존 구조에서는 프로토콜이 모듈별 오퍼레이터들을 관리하고 사용자가 스테이킹한 ETH가 자동(programmatically)으로 위임되기 때문에, 기관이 특정 오퍼레이터를 지정하거나 자체 요구사항에 맞춰 구성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이는 기관의 ETH가 정체 모를 개인들의 ETH와 풀링(pooling)되어 섞일 수 있음을 의미했고, 컴플라이언스, 회계, 그리고 리포팅 측면에서 기관의 니즈를 충족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최근 메인넷에 런칭된 라이도의 stVaults는 이 문제를 해결하며 기관용 유동화 스테이킹이 어떻게 더욱 발전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stVaults는 기관이 자체적으로 오퍼레이터를 지정하고 커스터마이징된 볼트(Vault)를 구성할 수 있는 모듈형 구조를 제공한다. 즉, stVaults를 통해 기관은 신뢰할 수 있는 노드 운영자를 직접 선택하고, 자산 입출금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며, 전체 또는 일부 포지션의 선택적 유동화와 맞춤형 수수료 협상이 가능하다. 동시에 라이도 인프라의 UX와 운영 편의성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으며, DeFi 생태계 전반에 걸친 stETH의 깊은 유동성과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로부터 오는 이점도 함께 얻는다. 발행되는 stETH를 온체인 금융에 활용해 추가 수익 창출이나 신속한 출금 경로로도 쓸 수 있다. 이는 앞서 언급한 기관 ETH 스테이킹의 어려움을 거의 모두 해결하는 구조로, 출시 직후부터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솔루션 중 하나다.
케이스 4: 수탁형 스테이킹(Custodial Staking)
대표 사례: 코인베이스 프라임(Coinbase Prime), 앵커리지 디지털(Anchorage Digital), 비트고(BitGo)
네 번째 케이스는 커스터디와 스테이킹의 통합이다. 커스터디 라이선스를 보유한 스테이킹 사업자에게 ETH를 커스터디하면서 스테이킹까지 맡기는 형태로, 가장 직관적인 방식이다.
여기서 핵심은 “설명 가능성(accountability)” 이다. 기관에게 아무리 높은 수익률을 제공해도 자산 보관의 안전성과 규제 적합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기관은 참여할 수 없기에, 기관 투자자에게 “설명가능한” 자산 보관은 스테이킹 이전의 전제 조건이다.
코인베이스 프라임은 이 케이스의 대표적인 사례다. 프라임 서비스는 서비스는 다음을 통합적으로 제공한다:
- 적격 수탁(Qualified Custody): SEC 규제 하의 적격 수탁자로서 자산 보관
- 네이티브 스테이킹(Native Staking): 지원 네트워크에 대한 직접 스테이킹 실행
- 리포팅(Comprehensive Reporting): 보상 발생 내역, 원금 대비 수익률, 세무 관련 데이터를 포함한 상세 리포트
- 보험 지원(Insurance Coverage): 커스터디 자산에 대한 보험 제공
앵커리지 디지털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OCC(Office of the Comptroller of the Currency)로부터 연방 은행 인가를 획득함으로써 기관이 전통 금융의 규제 프레임워크 내에서 스테이킹에 참여할 수 있는 경로를 제공한다.
다만 수탁형 방식은 자산 통제권을 제3자에게 위임해야 하며, 중개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트레이드오프가 존재한다.
케이스 5: 규제화된 래퍼(ETF/ETP)
대표 사례: 블랙록(BlackRock) iShares Staked ETH Trust, 21Shares ETH Staking ETP
다섯 번째 케이스는 전통 금융 래퍼를 통한 스테이킹 익스포저다. ETF와 ETP는 기관이 기존의 브로커리지 계좌, 커스터디 관계, 규제 프레임워크를 그대로 활용하면서 스테이킹 수익에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
블랙록(BlackRock)의 iShares Ethereum Trust는 최근 스테이킹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구조를 확장했으며, 이는 기관이 새로운 커스터디 관계나 지갑 인프라 없이 기존 증권 계좌를 통해 접근할 수 있고, NAV(순자산가치)에 스테이킹 보상이 누적되어 반영되며, SEC 승인 상품으로서의 규제적 확실성을 제공함을 의미한다.
유럽에서는 21Shares, CoinShares 등이 이미 스테이킹 보상을 포함한 ETP를 운용 중이며, 특히 규제 제약으로 인해 직접 온체인 활동이 어려운 기관에게 유효한 진입 경로를 제공한다.
다만 ETF/ETP 구조의 한계도 존재한다. 투자자는 기초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이 없으며, 스테이킹된 자산을 담보로 활용하거나 디파이에 참여하는 등의 확장적인 활용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ETF/ETP는 "온체인 네이티브 전략의 대체재"가 아닌 "진입점 또는 보완재"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2.2 경쟁력의 재정의: 수익률에서 구조 설계 능력으로
이러한 케이스들을 종합하면, 해외 시장에서 스테이킹된 자산 상품의 경쟁 구도가 근본적으로 변화했음을 알 수 있다. 과거에는 "누가 더 높은 APR을 제공하는가"가 경쟁의 핵심이었다면, 현재는 "누가 더 정교한 구조를 설계할 수 있는가"가 경쟁력을 결정한다. 여기서 "구조"란 기관의 규제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커스터디 구조, 유동성과 스테이킹을 양립시키는 상품 구조, 회계 & 세무 & 감사 요구를 충족하는 리포팅 구조, 리스크를 분산하고 통제권을 확보하는 운영 구조를 모두 포함한다.
요컨대, 기관용 스테이킹된 자산 시장에서의 플레이어들은 단순 스테이킹 서비스 제공자에서 종합 금융 인프라 제공자로 그 역할이 점점 체계화되고 있으며, 해외 시장은 이미 이 방향으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3. 한국 시장에서의 기회: 협업형 구조의 중요성
한국의 기관 스테이킹 시장은 아직 즉시 실행을 논할 단계가 아니다. 법인의 가상자산 매매가 단계적으로 허용되고 있지만, 전문투자법인의 매매 실명계좌 발급은 2026년 4월 현재까지 정식 시행되지 않았고, 디지털자산기본법도 국회 심사가 진행 중이다. 수익의 회계/세무 처리 기준, 보관업자의 스테이킹 서비스 제공 범위 등 핵심 규제 변수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기관 스테이킹 파이프라인의 첫 번째 조건은 “기관이 가상자산을 취득할 수 있는가”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법인의 디지털자산 거래가 아직 규제적으로 완전히 열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이 전제 조건조차 아직 충족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다만 바로 그 점 때문에, 규제 명확화 이후 초기 시장을 선점할 사업자는 지금 자산별/구조별 파이프라인을 준비한 사업자일 가능성이 높다. 지금 중요한 것은 규제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규제가 열리는 순간 바로 연결할 수 있는 운영 모델과 파트너 구조를 먼저 설계하는 일이다.
3.1 현황
한국 시장에서 기관 스테이킹은 수익률보다 구조 설계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한국 기관 스테이킹 시장의 현 단계를 정확히 이해하려면 세 가지 특성을 먼저 인식해야 한다.
3.1.1 한국 시장의 고유한 규제/감사 환경
법인의 가상자산 취득은 허용되는 방향이지만, 취득한 자산을 스테이킹에 배치하는 행위가 "투자"인지 "사업"인지, 커스터디 사업자가 이용자 자산을 스테이킹에 활용할 수 있는지 등의 핵심 질문에 대한 답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이 상태에서 기관이 당장 대규모 자금을 온체인에 배치하기는 어렵다.
실명계좌 발급, 거래 목적/자금 원천 소명, 트래블룰 대응, 법인세 공시, 사고 발생 시 책임소재까지 고려하면, 한국 기관이 스테이킹 파이프라인을 선택할 때의 핵심 기준은 높은 수익률이 아니라 "이 구조가 한국 규제와 감사 환경에서 설명 가능한가"다. 금융위는 법인 시장 참여 확대와 함께 제3의 보관관리기관 활용을 권고했고, AML 계획에서도 해외 사업자/개인 지갑과의 거래를 저위험 거래 중심으로 제한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3.1.2 모듈별 역할이 분업된 글로벌 스테이킹 시장
앞서 2장에서 살펴본 것처럼 글로벌 기관 스테이킹 시장은 여러 기능 레이어가 결합된 구조화된 상품 스택으로 발전하고 있다. 수탁은 코인베이스 프라임, 앵커리지(Anchorage), 빗고(BitGo), 파이어블록스(Fireblocks) 같은 규제된 커스터디 사업자가, 밸리데이터 운영은 피그먼트(Figment), 킬른(Kiln), P2P, 블록데몬(Blockdaemon) 같은 전문 운영 사업자가, 상품화와 보고는 각 자산운용사가 담당하는 구조가 자리잡았다. 한국에서 기관 스테이킹 사업을 준비할 때의 주요 질문은 이 구조를 한국 규제 환경에 맞게 어떻게 현지화할 것인가다.
3.2 누구의 자산을, 어떤 목적에 맞춰 스테이킹할 것인가
기관 스테이킹을 논할 때 가장 먼저 구분해야 하는 것은 누구의 자산을 스테이킹하는가다. 기관이 자기 대차대조표 위에서 보유한 디지털자산을 스테이킹하려는 것과, 고객의 수탁 자산을 기반으로 스테이킹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것은 완전히 다른 사업이다.
중요한 점은, 국내에서 스테이킹이 일률적으로 하나의 규제로 처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개된 법률 실무 해설을 보면, 사용자 지갑에서 직접 위임하고 서비스 제공자가 프라이빗 키(private key)를 보유하지 않는 구조와, 사업자가 고객 자산을 수탁/이전/관리하면서 보상을 배분하는 구조는 전혀 다르게 평가될 수 있다. 다시 말해 한국 시장에서 VASP나 라이선스의 중요성은 “기관 스테이킹 전체”의 단일 전제가 아니라, 특히 고객 자산형 모델에서 급격히 커지는 변수다. 이 차이를 먼저 정리하지 않으면, 같은 ‘스테이킹’이라는 이름 아래 전혀 다른 규제와 운영 요구를 섞어 보게 된다.
3.2.1 자기 자산(treasury) 운용 모델
기관이 보유한 자체 자산을 스테이킹에 배치하는 구조다. 이 경우 자산의 이전이나 고객 수탁이 개입되지 않기 때문에 규제 부담이 상대적으로 가볍다. 내부 승인 체계, 스테이킹 포지션의 회계/공시 처리, 유동성 정책(언스테이킹 지연에 대한 대응), 그리고 밸리데이터 운영 품질에 따른 리스크와 수익성이 실질적인 의사결정 변수가 된다. 법인이 ETH를 취득하여 직접 또는 위탁 운영자를 통해 밸리데이터를 운영하는 시나리오가 이에 해당한다.
이 모델에서 실무적인 미확정 변수는 법인 투자 한도(자기자본 5%)와 스테이킹 포지션의 관계다. 스테이킹에 배치된 자산이 한도 계산에 그대로 포함되는지, 언스테이킹 중인 자산은 어떻게 취급되는지, 스테이킹 보상이 축적되면서 한도를 초과할 경우 강제 처분 의무가 발생하는지 등의 실무 기준이 가이드라인상 아직 정립되지 않았다. 자기 자산 스테이킹을 검토하는 기관은 이 변수들이 확정될 때까지의 설계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
3.2.2 고객 자산 기반 서비스 모델
고객의 자산을 수탁받아 추가 수익을 주는 스테이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다. 이 경우 자산의 보관, 관리, 이전이 개입되기 때문에 규제와 라이선스의 무게가 매우 커진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상의 동종/동량 실질 보유 의무, VASP 신고, ISMS 인증, 내부통제 체계, 은행의 AML 위험평가 등이 패키지로 요구된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시행되면 보관업 등록, 나아가 신탁업 인가까지 필요할 수 있다. 커스터디 사업자나 거래소가 스테이킹 상품을 제공하는 시나리오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 두 모델은 "스테이킹을 한다"는 점에서 동일하지만, 필요한 인프라와 규제 대응의 범위는 완전히 다르다. 기관이 디지털자산 스테이킹을 검토하는 첫 단계는 "이 두 모델 중 어디에 해당하는가"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
3.3 디지털 자산에 따른 차이
디지털 자산에 대한 기관 스테이킹은 하나의 상품군처럼 보이지만, 어떤 자산을 스테이킹하느냐에 따라 인프라 형태와 운영 난이도, 리스크는 천차만별이다. 이 차이를 이해하지 않으면 파이프라인 설계 자체가 잘못될 수 있다.
3.3.1 이더리움: 가장 중요하면서 가장 어려운 자산
이더리움 스테이킹은 프로토콜 수준에서 위임(delegation)을 지원하지 않는다. 밸리데이터를 운영하려면 32 ETH 이상(단일 밸리데이터 최대 2,048 ETH)을 예치하고 직접 노드를 가동해야 한다. 프로토콜 수준에서의 위임이 불가능하다는 특성은 기관 스테이킹의 파이프라인 설계를 복잡하게 만든다. 다행히 이더리움은 밸리데이터 서명 키(BLS validator key)와 자산의 소유권을 통제하는 출금 크레덴셜(withdrawal credentials)이 분리되어 있다. 이 덕분에 기관은 ETH에 대해서도 자산의 출금 권한을 보유한 상태에서 밸리데이터 운영만 전문 사업자에게 맡기는 비수탁(non-custodial) 구조를 구성할 수 있다. 대부분의 밸리데이터 사업자들이 제공하는 기관 스테이킹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이 구조 위에서 작동한다. 프로토콜 차원에서의 위임은 불가능하지만, 키 설계를 통한 사실상의 비수탁 위임 구조가 이더리움 스테이킹의 실무적 표준이 된 것이다.
다만 프로토콜 차원에서 위임을 지원하는 네트워크와 비교하면 이 구조의 UX는 훨씬 복잡하다. 위임형 PoS 네트워크에서는 사용자가 지갑에서 밸리데이터를 선택하고 위임 트랜잭션 한 번으로 스테이킹에 참여할 수 있지만, 이더리움의 비수탁 구조에서는 BLS 서명 키와 출금 크레덴셜의 역할, 예치 시점의 키 구성, 출금 주소 지정, 출금(exit) 메시지 서명 등 키 구조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기관 입장에서 이는 단순한 UX 문제가 아니라 컴플라이언스 관점의 이슈이기도 하다. 어떤 키가 어떤 권한을 가지는지, 누가 무엇을 서명하는지, 설정이 의도대로 되어 있는지를 검증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기관의 관점에서 이더리움 스테이킹의 실제 선택지는 네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밸리데이터 키까지 직접 운영하는 완전 자체 운영 방식. 둘째, 자산 통제권은 기관이 유지한 채 밸리데이터 운영만 전문 사업자에게 맡기는 비수탁 위임 방식. 셋째, 커스터디 사업자에게 자산을 수탁한 뒤 커스터디가 밸리데이터 운영까지 수행하는 통합 수탁 방식. 넷째, 라이도(Lido)와 같은 리퀴드 스테이킹 프로토콜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단순히 온체인 프로토콜을 통한 스테이킹 외에도 규제 준수 커스터디를 통해 라이도 코어(Lido Core)나 stVaults를 사용하는 구조까지 포함된다. 각 선택지에 따라 자산의 이동 경로와 키 보관 주체가 달라진다. 이더리움 스테이킹에서 파이프라인 설계가 특히 중요한 이유다.
이더리움은 밸리데이터 인프라의 안정성과 운영자의 노하우가 리스크와 수익률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된다는 점도 명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상당한 수준의 원금 손실을 초래할 수 있는 이더리움의 슬래싱 정책은 기관 운영에서 민감한 변수다. 이중 서명(double signing)의 경우 즉시 원금에 대한 슬래싱이 집행되며 밸리데이터에서 퇴출된다. 이는 운영자의 실수만으로 쉽게 발생될 수 있는 조건이다. 또한 노드의 오프라인은 보상을 놓치는 것 외에도 패널티를 받으며, 장기간의 오프라인으로 원금 손실이 누적될 수 있다. 어테스테이션(attestation) 참여율과 블록 제안 성공률 등 운영 품질이 보상에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에 수익률 측면에서도 인프라 운영자의 역량이 중요하다.
스테이킹 자산 규모가 커질수록 인프라가 선형적으로 확장 가능해야 한다는 점, 입출금 큐가 존재하며 큐가 변동적이라는 점도 기관 운영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다. 입출금 큐에 의한 지연은 기관의 유동성 정책과 직접 충돌할 수 있다. 블랙록(BlackRock)의 이더리움 스테이킹 ETF 등록서류도 이 점을 명시하며, 환매 대응을 위해 전체 자산의 5%~30%를 미 스테이킹 상태의 유동성 슬리브(Liquidity Sleeve)로 유지하겠다고 적시한다. 같은 문서에서 블랙록은 밸리데이터 성능, 업타임, 적절한 어테스테이션 등이 보상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히고 있다. 즉 ETH 스테이킹은 단순히 “예치하면 확정 이자가 붙는 상품”이 아니라, 운영 품질과 유동성 설계가 직접 수익률과 손실 방어에 반영되는 인프라 사업에 가깝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
이 맥락에서 한국 시장에서는 특히 고객 자산의 외부 이전이나 재위탁을 전제로 한 구조보다, 자산 보관과 밸리데이터 운영을 분리해 설명 가능한 구조를 우선 검토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해외의 기관형 상품도 자산의 이동 통제는 수탁자에게 남겨두고, 스테이킹 서비스 제공자는 검증 활동만 담당하는 식으로 설계된다. 초기 한국 시장 역시 이런 방식이 훨씬 수용 가능성이 높다.
3.3.2 위임 가능한 PoS 네트워크(DPoS): 상대적으로 단순한 구조
코스모스(Cosmos) 계열, 솔라나(Solana), 수이(Sui), 앱토스(Aptos) 등 프로토콜 수준에서 위임을 지원하는 네트워크에서는 기관이 자산의 소유권을 유지한 채 밸리데이터에게 검증 권한만 위임할 수 있다. 자산 이동이 발생하지 않고 키 보관 구조도 상대적으로 단순하다. 규제적 관점에서도 "제3자에게 자산을 이전하는 형태"에 해당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이더리움 대비 파이프라인 설계가 간결해진다.
또한 위임형 네트워크에서는 스테이킹 위임이 온체인 거버넌스 투표권의 위임을 함께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밸리데이터가 네트워크 업그레이드, 재단 자금 집행, 제재/동결 관련 안건 등 규제적 함의가 있는 제안에 투표하는 행위가 위임자의 의사표시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기관 관점에서는 밸리데이터를 선택할 때 검증 성능뿐 아니라 거버넌스 참여 이력과 성향도 함께 검토 대상에 포함해야 하며, 밸리데이터의 거버넌스 참여를 직접 모니터링 하거나 리포트를 요구하는 식의 내부 체계가 요구된다.
3.3.3 커스터디가 이동하는 형태의 스테이킹은 피해야 한다
어떤 자산이든, 기관의 자산이 스테이킹 과정에서 제3자에게 커스터디가 이전되는 구조는 한국 규제 환경에서 합리화하기 가장 어려운 형태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의 동종/동량 보유 의무, 디지털자산기본법의 보관업 규율 등을 고려하면, 자산의 통제권이 기관(또는 기관이 계약한 규제된 커스터디 사업자)에 남아 있는 구조를 전제로 설계해야 한다.
3.4 역할 분리가 중요하다
기관 스테이킹 파이프라인은 자산 보관, 밸리데이터 운영, 보고 및 증빙이라는 세 영역으로 구성되며, 각 영역은 서로 다른 역량을 요구한다. 가장 현실적인 구조는 자산 보관과 밸리데이터 운영을 분리하는 방식이다. 자산 커스터디는 내부 또는 규제 친화적 커스터디 파트너가 담당하고, 밸리데이터 운영, 성능 최적화, 슬래싱 방지, 장애 대응, 리워드 관리는 전문 사업자가 맡는 구조가 효율적이다.
자산 보관(custody)은 기관 내부 또는 규제된 커스터디 사업자가 담당한다. 프라이빗키의 통제권, 출금 승인 권한, 자산의 법적 소유 관계가 명확하게 기관 측에 유지되어야 한다. 한국에서는 KODA, KDAC 등 VASP 등록과 기관급 인증(ISMS, SOC, ISO 27001)을 갖춘 국내 커스터디 사업자가 존재하며, 디지털자산기본법 시행에 따라 보관업이 별도 등록 업권으로 분류된다.
밸리데이터 운영은 전문 사업자가 담당한다. 대규모 밸리데이터 운영 경험, 슬래싱 방지 인프라와 보험, 프로토콜 업그레이드에 대한 대응 역량 등 실전에서 축적된 기술적 노하우가 요구되는 영역이다. 이 역량은 단기간에 구축할 수 없으며, 실제 운영 이력이 곧 신뢰의 근거가 된다. 또한 앞서 살펴본 것처럼 디지털자산에 따라 인프라 운영의 성격이 다르다. 이더리움의 키 관리와 슬래싱 방지, 솔라나의 고성능 노드 운영, 코스모스 생태계의 잦은 업그레이드 대응과 온체인 거버넌스 참여 등 각 네트워크는 서로 다른 기술 스택과 운영 노하우를 요구한다. 특정 네트워크에서 검증된 이력을 가진 사업자라 하더라도 다른 네트워크에서 동일한 수준의 역량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기관이 다자산 포트폴리오에 스테이킹을 적용하려는 경우, 단일 사업자에게 모두 맡길지 자산별로 특화된 사업자를 조합할지가 파트너 구조 설계의 또 다른 축이 된다.
보고/증빙(reporting)은 앞의 두 영역을 기관의 내부 의사결정 체계와 연결하는 실무적 축이다. 스테이킹 포지션, 보상 내역, 슬래싱 이벤트, 언스테이킹 기록 등이 기관의 내부 회계/감사/공시 체계와 연동되어야 하며, 한국 법인의 경우 법인세 신고, 공정가치 평가, 투자 한도 모니터링까지 포함된다.
이 세 영역을 단일 사업자가 모두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설령 가능하더라도 기관 입장에서는 리스크 집중을 피하기 위해 분리 구조를 선호할 유인이 크다. 또한 파이프라인의 각 구성 사업자를 선정할 때는 해외 사업자보다 국내 사업자와 인프라 조합을 우선 검토하게 된다. 한국 규제 환경에서 요구되는 설명 가능성은 실명계좌, 트래블룰, 회계감사, 사고 시 책임소재에 이르기까지 국내 규제 체계 안에서 작동하는 사업자 조합일 때 가장 효율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3.5 한국 기관 스테이킹 준비를 위한 체크리스트

앞서 살펴본 한국 시장의 특수성과 자산별/구조별 차이를 바탕으로, 한국 기관이 스테이킹을 준비할 때 실무적으로 점검해야 할 핵심 항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누구의 자산을 어떤 법적 구조에서 스테이킹할 것인지를 정리해야 한다. 자기 자산인지, 고객 자산인지에 따라 필요한 통제 구조와 파트너가 완전히 달라진다.
- 자산 선택을 운영 난이도와 리스크 구조의 문제로 봐야 한다. 이더리움과 프로토콜 수준에서 위임을 지원하는 기타 DPoS 자산은 파이프라인 설계부터 다르다.
- 커스터디가 이동하는 구조는 한국 규제 환경에서 합리화가 어렵다. 자산 통제권이 기관 측에 남는 구조를 전제로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 유동성 정책을 정해야 한다. 언스테이킹 지연 기간과 환매/출금 요구를 어떻게 맞출 것인지는 상품 설계 이전에 결정되어야 한다.
- 밸리데이터를 APY만으로 평가하면 안 된다. 블록체인 재단 및 코어 개발팀과의 커뮤니케이션 채널, 프로토콜 업그레이드 대응력, 슬래싱 방지 체계, 보고 및 감사 대응, 사고 대응 프로세스, 기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더 중요하다.
- 단일 플레이어보다 파트너 구조 전체를 설계해야 한다. 커스터디, 밸리데이터 운영, AML, 회계 보고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져야 기관형 파이프라인이 된다.
- 밸리데이터 운영 자체도 자산별로 특화된 사업자를 조합할 수 있다. 다자산 포트폴리오에서 단일 운영자에게 모든 자산을 일괄 위임하는 것이 최선은 아니며, 자산별 검증 이력과 네트워크 전문성을 기준으로 운영자 조합을 구성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3.6 한국형 기관 스테이킹의 현실적 출발점은 협업형 구조다
한국에서 기관 스테이킹 파이프라인을 완성하려면 두 가지 역량이 동시에 필요하다. 하나는 한국 금융 규제에 맞는 컴플라이언스 체계와 기관 자본 운용 경험이고, 다른 하나는 대규모 밸리데이터 운영, 프로토콜 수준의 리스크 관리, 거버넌스 참여 등 실전에서 축적된 블록체인 인프라 운영 경험이다.
이 두 역량은 업(業)의 본질적 차이에서 비롯된다. 전통 금융권은 규제 대응과 기관 자본 운용에서, 크립토 네이티브 사업자는 대규모 밸리데이터 운영과 프로토콜 리스크 관리에서 각각 전문성을 가진다. 각자의 영역에서 축적된 노하우는 상대 영역에서 단기간에 복제할 수 없다. 따라서 파이프라인은 단일 사업자가 모든 영역을 수행하는 형태가 아니라, 전문 영역을 가진 사업자들의 조합으로 구성되는 것이 자연스럽다.
한국형 기관 스테이킹의 현실적 경로는 이 두 집단 간의 역할 분담이다. 커스터디와 규제 대응은 금융 인프라가, 밸리데이터 운영과 온체인 리스크 관리는 크립토 네이티브 사업자가 각각 담당하는 협업형 구조가 가장 먼저 작동할 수 있는 모델이다. 법인 시장의 개방과 디지털자산기본법의 제정은 이 협업의 제도적 기반을 만들어가고 있다. 시장이 실제로 열리는 시점에 이 파이프라인이 작동 가능한 상태로 준비되어 있느냐가, 한국 기관 스테이킹 시장의 초기 선점을 결정짓는 변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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