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 초로 유력해진 글램스테르담 메인넷
글램스테르담은 원래 2026년 상반기 메인넷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일정이 지연되며 연말이 유력해진 상황이다.
지연의 가장 큰 이유는 글램스테르담이 머지 이후 이더리움 L1에서 가장 큰 구조 변경이기 때문이다. 합의 계층에서는 블록을 만드는 방식(ePBS)이 변경되며, 동시에 실행 계층에서는 블록을 실행하는 방식(BAL)과 가스 가격 체계가 바뀐다. 두 계층에서 큰 변화가 함께 진행되기 때문에 맞물리는 지점에서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이어졌다.
8월 20일, 글램스테르담 포크를 테스트하기 위한 전용 테스트넷인 플라토베르게(Platåberget)에서 포크가 진행되었다. 이때 합의 클라이언트 중 점유율 1, 2위인 라이트하우스와 프리즘을 포함한 세 곳에서 문제가 발생했고, 9월 1일 진행된 데브넷 9도 파이널리티를 확보하지 못하며 실패했다.
이후 9월 16일 진행된 데브넷 11에서 마침내 문제없이 포크에 성공했다. 10월 6일에는 앱 개발자들을 위한 퍼블릭 테스트넷 세폴리아(Sepolia)에서도 포크에 성공했다. 이제 다음 단계는 밸리데이터와 스테이킹 인프라를 테스트하는 후디(Hoodi) 테스트넷이다. 10월 26일로 예정된 후디 포크가 문제없이 지나가면 메인넷은 12월 초가 유력하다.
글램스테르담은 가스 한도를 더 늘리기 위한 L1 구조 개편이다
글램스테르담의 목표는 이더리움 L1 확장을 위한 준비다. 그동안 이더리움이 L2에만 집중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이더리움은 꾸준히 L1 확장성을 늘려왔다. 블록 하나에 담을 수 있는 트랜잭션의 양을 결정하는 블록당 가스 한도는 2021년부터 3천만에 머물러 있다가, 2025년 한 해에만 6천만으로 두 배가 됐다. 이더리움 L1의 처리 용량이 작년 한 해에만 두 배로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구조 개선 없이 가스 한도만 늘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블록의 크기가 커지면 무거워진 블록이 네트워크에 퍼지는 시간도 증가하고, 블록에 담긴 트랜잭션을 실행하는 시간도 늘어난다. 즉, 가스 한도를 더 늘리기 위해서는 블록을 만들고, 네트워크에 퍼뜨리고, 실행하는 방식이 함께 바뀌어야 한다. 글램스테르담은 이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제안들로 이루어져 있다.
다만 글램스테르담이 적용된다고 바로 극적인 변화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사용자가 당장 체감할 변화는 단순 송금의 기본 가스가 줄어드는 정도다. 메인넷 가스 한도는 포크 이후 밸리데이터들의 투표로 단계적으로 올라갈 것이고, 어디까지 올릴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글램스테르담은 2029년까지의 장기 로드맵인 스트로맵의 첫 단계이자, L1 블록 스페이스를 넓히기 위한 기반 공사에 가깝다.
이더리움 업그레이드는 느리고 복잡하며, 예전만큼 주목받지 못한다
이더리움 업그레이드가 복잡하고 오래 걸리는 데에는 구조적인 이유가 있다. 이더리움은 타 블록체인 프로젝트들과는 다르게 프로토콜을 혼자 정하고 배포하는 주체가 없다. 변경 사항은 누구나 참여 가능한 공개 회의에서 합의로 정해지고, 이더리움 재단도 이들 중 일부일 뿐이다. 게다가 클라이언트도 다양해 각기 다른 팀이 다른 언어로 동일한 스펙을 구현하고, 어떤 조합으로 섞여도 같은 결과를 내야 한다. 기관의 진입으로 이해관계도 더 복잡해졌다. 오픈소스와 탈중앙의 대가는 비싸다.
예전에는 이더리움 포크가 크립토 생태계 전체의 이벤트였으며, 제안 하나하나가 논쟁거리가 되었다. 하지만 글램스테르담은 머지 이후 가장 큰 구조 변경이자 L1 확장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임에도 시장의 관심은 그때만 못하다. 이제 그 누구도 글램스테르담을 시장 반전의 재료로 여기지 않는다. 네트워크의 기술적 진보가 시장의 관심을 주도하던 시기는 끝났다.
지금 시장의 눈은 거시적인 관점에서의 자금 흐름, 스테이블코인과 실물자산 토큰화 같은 채택 지표로 옮겨 갔다. 하지만 코앞으로 다가온 채택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결국 그만한 준비가 된 인프라여야 한다. 기술적 변화가 더 이상 시장의 관심을 가져오지 못함에도 이더리움이 더욱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고, 포크의 주기를 단축시키는 이유다. 우리는 여전히 이더리움의 로드맵과 이를 달성하는 과정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추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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