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체인 신용 시장은 약 600억 달러까지 성장했으나 현재는 약 400억 달러로 감소했으며, 여전히 대부분 변동금리로 운영되고 있다. 2026년 초 기준 주요 대출 프로토콜에서 실행 중인 약 250억 달러 규모의 대출 가운데 95퍼센트 이상이 만기 없이 변동금리를 적용받았다. 오프체인에서는 기업채, 주택담보대출, 무역금융 전반에 고정금리와 확정 만기 구조가 보편적이며, 이를 통해 매년 약 200조 달러의 신용이 신규 공급된다.
온체인 고정금리 대출은 과거 여러 차례 실패했으나, 이제 고정금리와 확정 만기를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차입자들이 시장에 진입했다.
1. 과거 온체인 고정금리 대출은 왜 실패했는가
일드 프로토콜(Yield Protocol), 노셔널 V2(Notional V2), 엘리먼트(Element)가 출시될 당시 온체인 차입 수요는 거의 전부 투기 목적의 단기 수요였다. 투기적 차입자는 레버리지 포지션을 즉시 개설하고 청산하기를 원했기 때문에, 추가 비용을 내고 금리를 고정할 유인이 크지 않았다. 일드 프로토콜은 시장 수요만으로 사업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2023년 운영을 종료했다.
고정 기간 상품은 유동성 공급자의 자금을 만기까지 묶어두었지만, 아베(Aave)와 같은 변동금리 풀은 비슷한 수익률과 즉시 인출 가능성을 함께 제공했기 때문에 공급자가 고정금리 상품을 선택할 만큼 충분한 보상을 받기 어려웠다. 또한 유동성이 만기와 담보 자산의 조합마다 분산되면서 오더북이 얇아지고 스프레드가 확대됐으며, 결과적으로 이용자들은 다시 변동금리 풀로 이동했다.

출처: 블록웍스(Blockworks)의 메사리(Messari), 고정수익 프로토콜: 탈중앙화금융 혁신의 다음 물결
2. 무엇이 달라졌는가
기관투자자, 기업 재무부서, 토큰화 신용펀드가 대규모로 온체인 시장에 진입하면서 차입자 기반이 달라졌다. 이들은 현금흐름을 계획해야 하므로 자금조달 비용을 사전에 확정할 필요가 있다. 예치 자산이 70억 달러를 넘는 두 번째로 큰 대출 프로토콜 모포(Morpho)는 관련 수요가 충분히 성숙했다고 판단해 2026년 7월 베이스(Base)에서 고정금리 프로토콜 미드나이트(Midnight)를 출시했다.
실제 활용 사례를 보면, 재고 자산을 조달하는 트레이딩 기업은 포지션을 보유하는 동안 자금조달 금리가 급등하는 위험을 감당하기 어렵고, 비트코인(Bitcoin, BTC)을 담보로 달러를 차입하는 기업 재무부서는 확정된 이자비용을 보고해야 한다. 토큰화 사모신용펀드는 보유 자산의 수익률과 부채 조달 비용을 맞춰야 하며, 델타 중립 포트폴리오에 자금을 공급하는 시장조성자에게는 자금조달 금리 자체가 거래 손익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다.
수요와 함께 공급 측도 성숙해 볼트 큐레이션이 전문 산업으로 자리 잡았으며, 건틀렛(Gauntlet), 스테이크하우스(Steakhouse), 아방가르드(Avantgarde)와 같은 전문 운용사는 직접 운용하지 않는 예치자를 대신해 금리 위험과 듀레이션 위험을 관리하고 있다. 미국 디지털자산시장 클래리티 법안(Digital Asset Market Clarity Act, CLARITY Act)에 관한 논의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U.S.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SEC) 헤스터 피어스 위원이 제시한 볼트 및 온체인 대출 체계 등을 통해 미국의 규제 방향도 구체화되면서, 기관 자금 배분 주체의 신뢰가 높아지고 있다.

출처: 모포(Morpho), 모포 고정금리 시장: 온체인 대출의 잠재력 실현
3. 설계 구조

고정금리 수요가 형성된 상황에서 핵심 설계 과제는 거래 플랫폼이 고정금리를 어떤 방식으로 발견하느냐에 있으며, 모포 미드나이트는 의도 기반 오더북으로 이 문제에 답한다. 참여자는 제로쿠폰 채무와 동일한 만기 지급 구조를 갖는 채권 단위와 채무 단위에 호가를 제시하며, 호가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내재 금리가 결정된다. 호가를 게시하는 동안 자금이 묶이지 않고 결제 시점에만 유동성을 확보하므로, 하나의 시장조성자가 동일한 자본으로 여러 시장과 만기에 동시에 호가를 제시할 수 있다.
모포가 이 오더북을 개방형 인프라로 제공하기 때문에 각 플랫폼은 그 위에서 고유 기능에 특화할 수 있다. 테너(Tenor)는 모포를 기반으로 구축되며, 참여자가 공유 유동성에 맞춤 조건을 부가할 수 있는 정책 계층을 추가하는데, 여기에는 허용 목록 기반의 거래 상대방 지정, 담보와 금리에 관한 개별 장외거래(Over the Counter, OTC) 계약, 만기 시 자동 갱신 또는 변동금리 전환이 포함된다. 동일한 계층을 활용하면 핀테크 기업과 거래소도 별도의 거래 플랫폼을 구축하지 않고 자체 가상자산 담보대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
텀 파이낸스(Term Finance)는 동일한 금리 발견 과제에 대해 거래 시점을 달리하는 방식을 선택해, 차입자와 대출자 양측이 비공개 입찰을 제출하고 만기별로 하나의 청산금리를 결정하는 정기 밀봉입찰 경매에 거래를 집중시킨다.
두 메커니즘은 금리 발견의 신뢰도와 거래 가능성 사이에서 서로 다른 절충 관계를 형성하는데, 경매는 유동성을 집중해 신뢰도 높은 청산가격을 형성하지만 정해진 시점에만 거래할 수 있다. 연속형 오더북은 언제든 거래를 체결할 수 있으나, 유동성을 유지하려면 활발한 시장조성자의 참여가 필요하다.
4. 수요가 본격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고정 기간 신용을 필요로 하는 담보 자산이 온체인으로 이동하고 있다. 토큰화 실물자산은 한 분기 만에 약 30퍼센트 성장하며 2026년 1분기 약 290억 달러에 도달했다. 블랙록(BlackRock)의 토큰화 미국 국채 펀드인 블랙록 USD 기관 디지털 유동성 펀드(BlackRock USD Institutional Digital Liquidity Fund, BUIDL)는 28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2026년 2월 유니스왑(Uniswap)에서 거래되기 시작했다. 토큰화 주식과 원자재도 미국 국채에 이어 규모가 커지고 있으며, 이 자산의 보유자는 대부분 고정 기간 조건으로 포지션 자금을 조달하는 기관이다.
이러한 흐름은 핀테크 인프라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유통잔액이 늘고, 토큰화를 통해 기관의 담보 자산이 온체인으로 이동하며, 해당 담보를 보유한 기관이 정해진 일정에 맞춰 확정 비용으로 자금을 차입하는 과정에서 신용 수요를 연쇄적으로 확대한다. 600억 달러 규모의 온체인 신용은 오프체인에서 매년 신규 취급되는 약 200조 달러의 신용에 비하면 여전히 미미하며, 잠재 시장 규모의 격차는 구조적이다.
과거 시장 주기를 이끈 투기적 차입자는 언제든 포지션을 종료할 수 있었기 때문에 금리의 확실성을 중시하지 않았다. 이번 주기에 유입되는 자본은 토큰화 담보와 핀테크 유통망을 통해 시장에 진입하며, 정해진 일정에 따라 반복적으로 자금조달이 필요한 기업 재무부서, 펀드, 결제회사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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