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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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 Takeaways
- 시트레아는 토큰을 먼저 발행하고 경제가 따라오기를 기다리는 통상적 순서를 뒤집었다. 메인넷이 가동된 2026년 1월부터 토큰 발행(TGE) 시점인 5월까지 대출, 거래, 수익 상품, 예측시장이 cBTC와 ctUSD라는 두 자산 위에서 이미 돌아가고 있었고, CTR은 이미 작동 중인 경제의 운전대를 커뮤니티에 넘기기 위해 등장했다.
- CTR은 프로토콜 운영 방침을 정하는 데 그치는 일반적 거버넌스 토큰이 아니라, 자본이 어디로 흐를지, 곧 비트코인 자본이 반복해 지날 표준 경로를 선별하는 조율 자산(coordination asset)을 표방한다. CTR을 스테이킹해 받는 양도 불가능한 xCTR은 투표 락업(vote-escrow) 모델과 게이지(gauge), 이중 트레저리(dual treasury)를 통해 유동성 인센티브의 방향을 결정한다. 흥미롭게도 같은 구조가 사츠마(Satsuma) 같은 개별 애플리케이션 단에서도 반복되며, 조율 자산의 설계가 이 경제의 공통 문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1. 시트레아 메인넷과 CTR의 출시
1.1 토큰보다 먼저 가동된 경제
앞선 글에서 필자는 시트레아(Citrea)가 비트코인을 신뢰의 양보 없이 활용하기 위한 레일을 어떻게 구현했는지 살펴보았다. 비트코인을 데이터 가용성과 정산의 근거로 삼는 영지식 롤업, BitVM 위에서 1-of-N 가정으로 작동하는 클레멘타인(Clementine) 브릿지, 규제 안에서 발행되는 달러 ctUSD가 바로 그것이었다.

Source: Citrea
시트레아 메인넷은 올해 1월 거래, 대출, 수익, 예측을 아우르는, 자칭 ₿app이라 이름지은 어플리케이션들과 함께 가동되었으며, 자체 토큰 CTR은 그로부터 4개월 뒤인 5월에 발행되었다. CTR은 앞으로 만들어질 경제를 약속하는 토큰이 아니라, 이미 작동하던 경제의 운전대를 커뮤니티에 넘기는 토큰으로 발행되었다.
생태계의 경제는 자본을 위한 경로가 깔려 있다고 해서 저절로 돌아가는 것이 절대 아니다. 비트코인 담보의 기준 금리를 만드는 대출 시장, 비트코인 운용의 기준 운용처가 될 수익 창출 프로토콜들이 경쟁하지 않는 채로 정적으로 머무른다면, 시트레아가 아무리 기술적으로 완전한 인프라를 설계했다고 할지라도 비트코인은 생산적 자본이 되지 못할 것이다. 시트레아는 이에 대한 답으로 비트코인 위의 자본이 어디로 흐를지를 결정하는 조율 자산(coordination asset)으로써 자체 토큰 CTR을 제시한다. 이 글에서는 CTR과 xCTR의 구조를 다시 한번 살펴보고, 그 뒤에 그것이 조율하려는 경제를 살펴보고자 한다.
1.2 조율 자산 CTR과 엔진 xCTR

시트레아의 토큰 설계는 CTR을 스테이킹해 받게 되는 xCTR이라는 양도 불가능한 토큰에 핵심을 두고 있다. xCTR은 수정된 투표-에스크로(vote-escrow) 모델을 따르는데, 이 모델에서는 거버넌스 영향력이 사용자의 전체 xCTR 잔액에 따라 동적으로 커진다. xCTR은 거버넌스 영향력에 더해 보상 수령의 기준이 되기도 하는데, 처음에는 CTR과 1:1로 교환되지만 시간이 흐르며 보상이 유입될수록 그 교환 비율이 1:1을 넘어 점점 높아진다. 곧 같은 양의 CTR로 받은 xCTR이 시간이 지나면 더 많은 CTR로 되돌아오는 식이며, 그 차이만큼이 스테이커가 받는 보상이 되는 셈이다.
다만 단순히 CTR을 스테이킹해 xCTR을 들고만 있으면 기본 배출분과 자동화된 언스테이킹 페널티 보상만 발생한다. xCTR이 배수로 늘어난 네트워크 보상을 받으려면 보유자가 실제로 거버넌스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투표하지 않고 스테이킹만 유지하는 물량은 이 상당한 배출 배수를 받지 못하기에, 적극적으로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도록 유도된다. 이렇듯 시트레아는 자본과 의사결정을 결합해두는 설계를 통해 단순한 토큰 홀딩만으로는 온전한 보상을 취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언스테이킹에도 비슷한 결의 조건이 붙는다. CTR을 즉시 출금하려면 약 50%의 페널티가 부과되며, 이 페널티는 약 90일에 걸쳐 0으로 줄어든다. 이러한 페널티는 소각되는 것이 아니라 남아 있는 스테이커들에게 비례 배분되어, 단기 수익을 추종하는 자본보다 생태계에 결속된 자본이 거버넌스를 주도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1.3 게이지와 이중 트레저리
이렇게 모인 거버넌스 영향력은 게이지(gauge)라는 자동 장치를 통해 실제 자본 배치로 이어진다. xCTR 보유자가 특정 유동성 풀에 투표를 하면, 거버넌스 트레저리에서 흘러나오는 유동성 인센티브가 그 풀로 향한다. 곧 어디에 유동성을 더 두텁게 깔지를 토큰 보유자의 투표가 결정하는 식이다. 게이지는 시장이 인센티브의 방향을 스스로 결정하는 자기조정 메커니즘으로 작동하는데, 특정 풀에 유동성이 몰리면 그 풀의 인센티브가 자연스럽게 조정되고, 반대의 경우 시장이 다시 더 효율적인 균형점을 찾는 식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또 다른 장치가 이중 트레저리(dual treasury)다. 시트레아는 거버넌스 측면에서 두 종류의 자금을 분리해두었는데, 한쪽은 xCTR 보유자가 통제하는 거버넌스 트레저리, 다른 한쪽은 시트레아 재단이 관리하는 재단 트레저리다. 거버넌스 트레저리는 게이지를 통한 유동성 인센티브와 위원회 선정과 보상, 인프라 제공자 선정과 보상 같은 시장 친화적 활동에 쓰인다. 재단 트레저리는 연구와 그랜트, 운영처럼 호흡이 긴 작업에 쓰이도록 분리되어 있으며, 명시적으로 지속적인 유동성 배출에는 사용할 수 없도록 묶여 있다. 재단이 유동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자 할 경우 거버넌스에 요청해 명확한 목표와 KPI를 제시해야 한다. 단기 자본 흐름의 통제권이 중앙화된 법인이 아니라 토큰 거버넌스에 놓이도록 한 셈이다. 기관 자본의 입장에서 이러한 분리는 자신이 공급하는 유동성에 영향을 미치는 인센티브의 흐름이 재단의 임의 결정이 아닌 토큰 거버넌스의 통제 아래 놓인다는 의미이며, 자본 투입의 지속가능성을 사전에 예측 가능하게 만든다.
게이지의 가동은 유동성의 선순환(flywheel)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기관 유동성, 곧 cBTC와 ctUSD가 대출 시장과 거래소, 볼트에 공급되고 게이지 투표가 수요가 형성되는 자리로 인센티브를 집중시키면, 유동성이 깊어지며 차입 금리는 낮아지고 거래 체결은 개선된다. 그렇게 늘어난 수요가 수수료를 키우고, 수수료는 xCTR 교환 비율을 끌어올려 스테이커에게 돌아가며, 다시 스테이킹과 생산적 풀로의 투표를 부른다. 자본의 공급과 거버넌스의 결정, 그 위의 애플리케이션이 단일 자산을 매개로 정렬되는 구조다. 시트레아는 이러한 구조로 하여금 자본의 배치를 DAO나 재단의 결정이 아니라 토큰을 매개로 한 자기 조정 시장에 맡기려 한다.
다만 이러한 선순환을 읽을 때 xCTR 보유자에게 돌아가는 보상은 성격이 다른 두 갈래로 나뉜다는 점은 인지해야한다.
하나는 CTR의 내부 재분배로, 트레저리에서 나오는 배출분과 초기 스테이커에게 90일에 걸쳐 지급되는 1천만 CTR, 그리고 이탈하는 스테이커가 두고 가는 페널티가 여기 속한다. 이들은 고정된 공급량 안에서 CTR이 보유자들 사이를 옮겨 다니는 것이어서, 교환 비율을 끌어올리기는 해도 외부에서 현금을 유입시키는 흐름이라고는 볼 수 없다.
다른 하나는 cBTC와 ctUSD로 발생하는 실제 프로토콜 수수료, 곧 거래와 대출과 운용에서 나오는 매출이다. 비트코인 경제에서 만들어진 가치가 다시 참여자에게 흐른다는 명제가 온전해지려면 후자가 거버넌스 트레저리를 거쳐 xCTR에 도달하는 경로가 있어야 하지만, 발행 직후인 지금 그 경로는 아직 완전히 자리 잡지 않았다. 이는 후술할 생태계 프로젝트들에 의해 확립될 부분으로, 거래 수수료는 주요 탈중앙 거래소(DEX)의 유동성 공급자에게, 이자 마진은 렌딩 프로토콜과 사용자에게 귀속되는 식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2. CTR이 조율하는 자본의 경로들

앞서 언급했듯 시트레아의 경제는 CTR 출시 이전부터 형성되어왔다. CTR 발행 직전 ctUSD의 발행량은 약 2300만 달러를 기록하고 있으며, 클레멘타인 브릿지는 누적 140 BTC를 처리한 바 있다. 규모는 작지만, 확정적인 인센티브 없이 실제 유저 활동에서 나온 지표라는 점은 인상적이다.
시트레아의 경제를 하나로 묶는 것은 cBTC와 ctUSD다. cBTC가 자산 쪽의 기준이라면 ctUSD는 부채와 회계 쪽의 기준으로, 이 두 토큰은 모든 어플리케이션의 공통 단위로 기능하기에 비트코인은 거래소와 대출 시장과 볼트를 거치는 동안 매번 자산을 갈아탈 필요 없이 이동한다. 따라서 시트레아의 생태계는 비트코인 자본이 지나는 경로의 묶음, 곧 진입과 교환, 신용과 운용의 경로로 읽을 수 있다. 각 경로는 비트코인 보유자가 잠든 비트코인으로 무엇을 할 수 있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자리이다. 이어지는 섹션에서는 시트레아 생태계 프로젝트들을 통해 비트코인이 어떻게 활용되는지에 대해 살펴본다.
2.1 교환과 신용: 사츠마(Satsuma)와 젠트라(Zentra)
사츠마는 시트레아 재단이 지원하는 대표 탈중앙화 거래소로, 집중 유동성(concentrated liquidity)을 기반으로 cBTC와 ctUSD, CTR 등의 거래와 유동성 배치를 처리한다. 사츠마는 누적 거래 약 16만 7천 건, 사용자 약 2만 4천 명으로 시트레아 생태계에서 가장 많이 쓰인 애플리케이션이며, 사실상 생태계 경제의 유동성이 모이는 1차 집결지라고 볼 수 있다. 사츠마는 CTR과 유사하게 자체 토큰 SUMA와 veSUMA를 갖는 ve(3,3) 구조를 선택했는데, 거버넌스 투표로 인센티브 방향을 정하고 이탈 페널티를 남은 스테이커에게 재분배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누적되도록 했다. 자본의 흐름을 조율하는 설계가 체인의 차원만이 아니라 그 위 애플리케이션의 차원에서도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젠트라는 아베(Aave)를 본뜬 대출 프로토콜로, 메커니즘 자체는 익숙한 과담보 대출 그대로의 구조를 갖고 있다. 주목할 지점은 그 무대가 비트코인이라는 데 있다. 비트코인을 가진 사용자가 신뢰 최소화된 cBTC를 담보로 맡기고 비트코인을 팔지 않은 채 ctUSD를 빌리며, 그 결과가 비트코인으로 정산된다. 앞선 글에서 비트코인 담보 대출이 매번 수탁 기업이나 다중서명 집합을 신뢰해야 했던 우회로였다면, 젠트라는 시트레아의 인프라를 통해 그 신뢰를 시트레아의 탈중앙성 위에서 다시 세웠다고 할 수 있다.
젠트라는 자체 토큰 ZNT의 설계를 통해 사츠마와 시너지를 이룬다. 젠트라는 6월 8일 ZNT 유동성 유치 프로그램을 출시하면서, 이자 마진과 청산 페널티, 플래시론, 사츠마 보상에서 걷은 프로토콜 수수료의 약 90%를 매주 스테이커에게 ZNT나 ctUSD로 돌려주는 모델을 내세웠으며, 팀 물량 전량은 영구 락업 풀에 넣어 인출할 수 없도록 했다.

Source: Zentra Finance
위 그림과 같이 젠트라는 LGE로 만든 ZNT/CTR 풀을 사츠마에 예치한 뒤, 유동성 공급자에게 ZNT를 직접 주는 대신 사츠마의 veSUMA 투표자에게 ZNT 뇌물(bribe)을 걸어 SUMA 배출을 그 풀로 끌어오고, 그렇게 파밍한 SUMA를 다시 ZNT 스테이커에게 흘려보낸다. 앞서 시트레아의 CTR 설계에서 본 게이지 구조가 활성화되기도 전에, 이미 생태계 위의 주요 유동성 플레이어들 위에서 활성화된 셈이다.
2.2 볼트와 구조화 상품
두 번째는 비트코인 자체에 수익을 붙이는 볼트(vault)와 구조화 상품으로, 전문 운용 주체가 큐레이션하는 형태로 자란다. 키락(Keyrock)의 cBTC 볼트는 온체인과 오프체인 전략을 섞어 비트코인 표시 수익을 내고, 눈(Noon)의 cBTC 볼트는 비트코인을 예치한 채 ctUSD 유동성을 끌어내며 수익을 얻게 한다.
시트레아는 성격이 다른 두 층을 통해 볼트 유동성의 유입을 추진하고 있다.
한 층은 기관 약정이다. 시트레아는 갤럭시 디지털(Galaxy Digital)을 비롯한 자산운용사들로부터 5천만 달러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는데, 달러가 아니라 cBTC와 ctUSD로 들어와 대출 시장과 거래소, cBTC 구조화 수익 상품에 생태계가 자라는 속도에 맞춰 단계적으로 배치된다.

Source: Citrea
다른 한 층은 커뮤니티 자본이다. 시트레아는 지난 5월 생태계 위의 ctUSD 유동성을 부트스트랩하기 위해 RockawayX가 업시프트(Upshift) 위에서 큐레이션하는 ctUSD 사전 예치 볼트(ctUSD Pre-Deposit Vault)를 열었다. 사용자가 2개월 간 락업한 이더리움의 USDC를 받아 보상으로 CTR을 지급하는 구조다. ctUSD 사전 예치 볼트는 입금 시작 후 수 초 만에 1,500만 달러의 한도를 채웠으며, 이후 추가된 300만 달러의 예치 한도 또한 수 분 내로 즉시 채워지며 높은 수요를 보였다.
초기 유동성은 규모보다 배치가 중요하다. 어느 경로에 cBTC와 ctUSD가 먼저 두껍게 쌓이는지가 이후의 유동성 배치 경로를 가르기 때문이며, 이 자본이 곧 조율 메커니즘이 방향을 정해주어야 할 종잣돈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이 수익의 적지 않은 부분 역시 CTR 보상이나 포인트에서 비롯되기에, 인센티브가 정상화되고 사전 예치 볼트로 유치한 유동성을 락업 기간 이후에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는 숙제로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2.3 예측시장: 시그널스(Signals)

Source: Signals
세 번째는 비트코인 시장 중심의 예측시장 프로젝트 시그널스를 들 수 있다. 시그널스는 비트코인 가격을 예와 아니오가 아닌, 구간으로 예측하는 시장을 운영한다.
폴리마켓 등 다수의 예측시장은 가격처럼 연속적으로 움직이는 값에 베팅하는 시장을 만들기 위해 통상적으로 가격 구간을 여러 칸으로 잘라 칸마다 별개의 예-아니오 시장을 생성한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에는 두 가지 약점이 있다. 칸마다 유동성이 따로 놀아 각 시장이 얕아지고, 칸마다 매겨진 확률이 서로 들어맞지 않아 전체로 보면 앞뒤가 어긋난다는 점이다.
시그널스는 이를 연속 결과 로그 시장 점수 규칙(CLMSR)이라는 가격 결정 방식으로 푼다. 가격이 놓일 수 있는 자리를 촘촘한 눈금으로 펼쳐 두되, 칸으로 쪼개는 대신 그 전체를 단 하나의 곡선으로 묶어 값을 매긴다. 어떤 거래든 이 하나의 곡선을 따라 가격이 정해지고, 거래 비용은 그 거래가 곡선을 얼마나 움직이는지로만 결정된다. 그래서 좁은 구간을 사든 넓은 구간을 사든 같은 잣대로 값이 매겨지고, 시장을 같은 지점까지 움직이는 데 드는 총비용은 거래가 어떤 순서로 들어왔든 동일하게 소모된다. 유동성이 한 곡선에 모이는 덕에 큰 베팅에도 가격은 조금씩만 움직이며, 사용자는 한 번의 거래만으로 가격이 특정 구간에서 마감할 것이라는 의견을 표현할 수 있다.
설계에서 또 하나 눈여겨볼 지점은 거래와 정산을 시간상 떼어 놓은 방식이다. 거래는 정해진 시간 동안 연속으로 이어지지만, 정산은 하루에 한 번 일어난다. 하루를 단위로 가격이 형성되고, 그날의 정산으로 결과가 확정되며, 그에 따라 지급이 이루어지는 셈이다. 정산 시점에는 서명된 오라클 데이터가 그날 관측된 가격을 눈금 위의 한 점으로 확정하고, 각 포지션이 받는 금액은 그 점과 자신이 고른 구간, 베팅 규모만으로 자동 계산된다.
이처럼 정산이 다툼 없이 깔끔하게 끝나는 것은 시그널스가 무엇을 예측 대상으로 삼았는지에서 비롯된다. 해석이 갈리는 사건이 아니라 시장에서 객관적으로 관측되는 가격을 다루기 때문이다. 결과 판정을 두고 주관적 분쟁이 벌어지곤 하던 통상의 예측시장과 달리, 시그널스에서는 가격이 어디에서 마감되었는가가 정해진 규칙에 따라 온체인에서 하나의 값으로 확정된다. 이에 더해, 거래의 비용과 수익은 ctUSD로 표시되기에 시그널스 역시 cBTC와 ctUSD가 묶어내는 하나의 경제 안에서 작동한다.
2.4 프라이버시: 크레스트
네 번째 갈래는 프라이버시다. 크레스트(Crest)는 시트레아 위에 구축된 영지식 프라이버시 풀을 기반으로 하는 비트코인 모바일 지갑으로, 오픈소스 녹턴(Nocturne) 프로토콜을 비트코인용으로 적응시킨 것이다. 작동은 익숙한 차폐 풀 모델을 따른다. 비트코인을 풀에 예치하면 그 예치가 하나의 비공개 약정, 곧 노트(note)가 되고, 사용자는 영지식 증명으로 소유권을 입증하며 이 노트를 비공개로 사용한다. 이를 통해 암호화된 잔액, 차폐된 주소, 완전 비공개 송금, 비공개 디파이 상호작용이 가능해진다. 크레스트는 2026년 3월 비공개 베타를 연 초기 단계의 프로젝트이지만, 비트코인 경제에 프라이버시라는 한 축이 더해지고 있다는 점은 짚어둘 만하다.
3. 마무리하며
시트레아 위 프로젝트들은 무관한 애플리케이션의 모음이 아니라 cBTC와 ctUSD를 공유 자산으로 맞물리는 하나의 경제다. 비트코인을 cBTC로 들여와 볼트에서 수익을 얻거나 젠트라에서 ctUSD를 빌리고, 그 자산으로 사츠마에 유동성을 대고, 같은 ctUSD로 시그널스 포지션을 정산하는 흐름이 한 체인 위에서 이어진다.
아직까지 시트레아의 경제는 초기 단계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풀 별 유동성의 깊이의 상당 부분은 인센티브에 기대고 있으며, 디파이 유동성 또한 메인넷 출시 이후 꾸준히 성장해오기는 했으나, 글 작성 시점인 2026년 6월 8일 현재 총 $7M 수준으로 다소 얕은 편이다. 인프라는 갖춰졌으나 유동성의 유치와 배치가 곧 조율 자산이 메우려는 빈자리이며, 시트레아는 한 화면에서 유동성 경로들을 탐색하고 배치할 수 있도록 하는 통합 인터페이스, 시트레아 게이트웨이(Citrea Gateway)를 준비중에 있다.
CTR은 앞으로 생길 경제를 약속하는 토큰이 아니라, 이미 돌아가던 경제의 운전대를 넘겨받은 토큰이다. 통상의 프로젝트가 토큰을 먼저 띄우고 경제가 뒤따르기를 기다린다면, 시트레아는 메인넷 가동 이후 대출과 거래, 수익 상품을 먼저 돌리고 나서 그 통제권을 토큰으로 넘겼다. 이는 생태계 유동성 유입과 배치가 커뮤니티 참여를 통한 조율을 통해 해소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남긴다.
남는 것은 검증의 문제다. 게이지가 실제로 가동되어 여러 주기와 적대적 환경을 견디는지, 인센티브로 끌어온 유동성이 인센티브가 걷히고 사전 예치 볼트의 락업이 풀린 뒤에도 남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cBTC와 ctUSD로 발생하는 매출이 언젠가 거버넌스 트레저리를 거쳐 xCTR에 닿아 CTR이 자신이 지휘하는 현금흐름을 실제로 포착하는지는 시간이 증명해줄 문제이다. 발행 직후의 얕은 유동성 위에서 앞으로 몇 분기 동안 쌓일 온체인 트랙션이, CTR이 실재하는 경제를 조율하는 자산인지 아니면 한시적인 인센티브 프로그램인지를 답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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