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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개인투자자는 매번 크립토 강세장 막판에 시장에 들어와 기존 투자자들의 유동성 출구(exit liquidity)가 된다는 인식이 있다. 실제로 그런지 확인하기 위해 2017년 이후 업비트에 개설된 286개 원화마켓을 전수 분석하고, 빗썸과 코빗 데이터를 활용해 분석 기간을 2013년까지 확장했다. 글로벌 시장과의 비교에는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비트스탬프, 비트파이넥스를 사용했다.
결과는 예상과 사뭇 달랐다. 한국 시장의 과열은 실제로 사이클 고점 부근에서 나타났으나, 한국 개인투자자의 매수세가 가장 강해진 시점은 비트코인보다 알트코인 시장의 고점에 가까웠다.
1. 국내 시장 과열의 정점은 비트코인 고점 이후에 나타났다

2017년 비트코인은 12월 16일 고점을 기록했다. 반면 업비트 거래대금은 이듬해 1월 첫째 주에 정점을 찍었다. 1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3.9B로 12월의 $2.8B보다 오히려 많았다. 당시 BTC는 업비트 전체 거래대금의 약 20%에 불과했고, XRP와 ADA, SNT가 더 많은 거래를 차지했다. 김치 프리미엄 역시 알트코인 시장이 고점을 기록한 주에 정점을 찍었다.
2021년 4월에도 같은 순서가 더 빠르게 반복됐다. 업비트 역사상 거래대금이 가장 컸던 11개 거래일은 모두 4월 13일 이후 6주 안에 몰려 있다. 그 이전에는 단 하루도 없다. 최대 거래일에는 DOGE 한 종목에서만 $15.3B가 거래됐다. 비트코인 고점 이후 첫 3주 동안 업비트의 누적 거래대금은 $331B에 달했고, 김치 프리미엄도 두 자릿수를 유지했다.

김치 프리미엄은 매 사이클마다 시장의 과열을 확인하는 지표로 작동했다. 다만 매매 관점에서 의미가 있었던 것은 프리미엄의 절대 수준 자체가 아니라 과열 이후 프리미엄이 급격히 꺾이기 시작하는 시점이 매번 사이클 고점 이후 본격적인 하락 구간의 시작과 겹쳤다.
2. 한국 자금은 사이클 초반보다 중반 이후에 들어왔다
BTC 거래대금에서 한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2월 약 9%에서 5월 15%까지 상승했다. 김치 프리미엄은 같은 해 5월 25일 이미 50%를 넘어섰다. 비트코인 최종 고점보다 약 7개월 앞선 시점이다.
2021년에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2020년 4분기 BTC가 기관 자금 유입을 바탕으로 $13.8K에서 $29K까지 상승하는 동안 한국의 글로벌 BTC 거래 비중은 3.7~6.2%로 사이클 저점 수준에 머물렀다. 이후 알트코인 시장이 움직이기 시작한 1월에는 이 비중이 8.7%까지 올라왔다.
두 번의 강세장 모두 한국 자금은 첫 상승 구간을 주도하지 않았다. 한국의 거래 참여가 본격적으로 늘어난 것은 알트코인 시장에서 수익이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한 이후였다.
3. 사이클이 반복될수록 한국 시장의 과열 강도는 약해졌다
글로벌 주요 4개 거래소 대비 한국의 BTC 거래 비중은 사이클이 지날수록 크게 낮아졌다. 고점 기준 2017년 12월 44.7%였던 비중은 2021년 4월 11.8%, 2024년 12월 9.9%, 2025년 10월 6.6%까지 하락했다. 김치 프리미엄의 고점도 같은 방향으로 낮아졌다.
2021년 11월은 예외에 가깝다. 많은 투자자가 기억하는 비트코인 고점은 11월이지만, 업비트 거래대금은 이미 두 달 전에 정점을 지났고 김치 프리미엄에서도 뚜렷한 과열이 나타나지 않았다.
2025년 10월 고점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더 선명했다. 비트코인이 고점을 기록한 당일 김치 프리미엄은 +0.8%에 불과했다. 업비트 일거래대금도 $2~3B 수준으로, 2021년 과열기와 비교하면 약 10분의 1에 그쳤다. 같은 시기 USDT는 업비트 전체 거래대금의 8%를 차지했다.
가능한 설명 중 하나는 사이클 후반부의 한계 매수자(marginal buyer)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2025년 고점에서는 ETF와 기업 트레저리를 통한 수요가 상당한 물량을 흡수했다. 반면 김치 프리미엄이 보여주는 한국 개인투자자의 상대적 영향력은 과거만큼 크지 않아졌다.
2026년 들어 김치 프리미엄은 236일 가운데 134일 동안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바이낸스 대비 업비트 거래대금 비율도 최근 1년 기준 10.1%에서 최근 3개월 5.4%까지 낮아졌다.

4. 2026년 8월 랠리, 김치 프리미엄은 없었다
비트코인은 8월 23일까지 7거래일 동안 23.6% 상승했다.

8월 상반기 업비트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470M에 불과했다. 그러나 8월 22일에는 $3.70B까지 늘어나며 2월 6일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거래대금 증가를 주도한 것은 BTC가 아니었다. XRP가 업비트 전체 거래대금에서 차지한 비중은 7월 8.2%에서 이번 상승 구간 23.8%까지 높아졌고, 8월 22일 하루에만 $1.22B가 거래됐다. TRUMP의 거래 비중도 0.2%에서 7.2%까지 상승했다.
USDT의 거래 비중은 두 배 가까이 늘어난 12.1%를 기록했다. 8월 19일에는 BTC와 ETH를 제치고 업비트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종목이 USDT였다. 반면 BTC의 거래 비중은 약 8%로 7월과 큰 차이가 없었다.
과거 사이클의 비슷한 시점과 비교하면 아직 온도 차가 있다. 2021년 1월 김치 프리미엄은 평균 +1.4%였다. 지금까지 관찰된 한국 시장의 과열은 모두 비슷한 방식으로 시작됐다. 거래대금이 수주에 걸쳐 증가하는 가운데 김치 프리미엄이 플러스로 전환되고, 이후에도 플러스 구간을 유지했다.
5. 결론
한국 개인투자자는 강세장 막판에 뒤늦게 들어오는 집단이 아니다. 과거 사이클을 보면 알트코인 상승이 본격화되는 중반부터 참여가 늘었고, 과열은 비트코인이 고점을 지난 뒤에 정점에 도달했다. 한국 시장의 과열 신호가 실제로 가리켜온 것은 비트코인 고점이 아니라 알트코인 고점이었다.
지금까지 확인된 모든 과열 국면은 비슷하게 시작됐다. 업비트 거래대금이 수주에 걸쳐 늘어나는 가운데 김치 프리미엄이 플러스로 전환됐고, 이후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현재는 정반대다. 김치 프리미엄은 계속 마이너스에 머물러 있고, 알트코인 거래가 하루 이틀 급증하는 경우만 간헐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 거래대금이 계속 늘고 김치 프리미엄도 플러스로 전환된 뒤 수주간 유지된다면, 과거와 같은 과열 국면이 다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과거 패턴이 반복된다면, 그로부터 몇 주 뒤 경계해야 할 것은 비트코인이 아니라 알트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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