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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8일 바로 어제, 샤오웨이 왕(Hsiao-Wei Wang)이 이더리움 재단의 공동 사무총장(co-executive director) 및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샤오웨이 왕 외에도 최근 몇 달간 EF에서는 토마시 스탄차크(Tomasz Stańczak), 팀 베이코(Tim Beiko), 바르나베 모노(Barnabé Monnot), 조시 스타크(Josh Stark), 트렌트 밴 엡스(Trent Van Epps), 칼 비크(Carl Beek), 줄리언 마(Julian Ma) 등 주요 연구진과 핵심 멤버들의 이탈 또는 역할 전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더리움 재단은 애초에 일반적인 기업처럼 수익을 축적하고, 성장하기 위한 조직이 아니다. EF는 오래전부터 “감산(subtraction)”이라는 철학이 중심이었다. 즉, 스스로의 권한을 점진적으로 줄이고, 장기적으로 이더리움이 재단 없이도 지속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관점이다. 비영리 조직인 EF의 자금은 한계가 있다. 지금 EF는 전체 ETH공급의 약 0.16% 수준만 보유하고 있을 뿐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EF는 시한부적 조직에 가깝다. 재무 정책 관점에서도 연간 운영비 목표를 향후 5년 동안 현재 트래저리의 15%에서 5%로 줄이려는 계획을 2025년에 발표했다. 즉 EF는 감산의 방향성에 맞춰 자신의 역할과 지출 규모를 줄여가겠다는 뜻이다.
이 시점에 우리는 다음 질문들을 생각해 봐야한다.
1. EF는 남은 영향력과 자금, 그리고 인적 자본이 줄어들기 전에 현재의 로드맵을 충분히 밀어붙일 수 있는가.
EF는 높은 보상보다는 블록체인 기술의 엣지를 이끄는 연구자로서의 명예, 신뢰, 영향력으로 핵심 인력들을 붙잡아온 조직에 가깝다. 하지만 AI의 부상과 함께 블록체인, 그리고 이더리움이라는 무대 자체가 예전만큼 독보적인 매력을 주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주요 연구진을 계속 묶어두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질 수 있다.
결국 문제는 EF가 사라져도 되는 시점이 오기 전에, 사라져도 될 만큼의 과제를 완성할 수 있느냐이다. 이는 이더리움의 리스크가 단순히 기술적 난이도뿐 아니라, 자금을 축소하는 상황에서 로드맵을 끝까지 밀어붙일 조직적 체력과 인재 유지 능력에도 달려 있음을 의미한다. 최악의 경우 양자 전환과 같은 핵심 과제가 완성되기 전에 이를 주도할 EF가 이미 축소된 상태에 놓일 수도 있다.
2. 지금의 로드맵이 완성된다면 이더리움은 더 이상 큰 변화를 필요로 하지 않는 시스템이 될 수 있는가.
스트로맵(Strawmap)은 2026년 1월 저스틴 드레이크(Justin Drake)가 워크숍 논의를 정리해 내놓은 청사진이다. 이 청사진이 달성된다면 이더리움의 베이스 레이어는 지금보다 훨씬 더 “굳혀도 되는” 상태에 가까워질 수 있다.
문제는 베이스 레이어가 박제화 되더라도 세상은 계속 움직인다는 것이다. 로드맵을 그릴 당시엔 보이지 않던 기술적 압력이, 규제 환경의 변화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더리움은 철학이기 이전에 기술이고, 기술은 언젠가 다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을 맞이한다. 그때 지금의 EF와 같은 강한 조율자의 역할이 다시 필요해질 수 있다.
3. EF를 대체할 새 집단이 등장할 것인가?
EF가 중심에서 물러나며 남기는 공백은 그 자체로 중립적이지 않다. 누가, 어떤 인센티브를 들고 그 자리를 채우느냐에 따라 이더리움의 정체성은 흔들릴 수 있다. 전 EF 연구자 단크라드 파이스트(Dankrad Feist)가 ETH가격과 목표가 연동된 "이더리움을 구하기 위한" 신규 조직을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필자는 만약 EF를 대체하거나 보완하는 새로운 집단이 등장한다면, 최선은 EF가 지켜온 방향성을 이어받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기적으로 이더리움은 비트코인과 조금 더 비슷한 모습이 될지도 모른다. 하나의 재단이 강하게 리드하는 네트워크가 아니라, 느리고 보수적이지만 더 넓은 사회적 합의 위에서 움직이는 프로토콜이 되는 것이다. 그 과정이 실패한다면 이더리움이 가장 중요한 구간에서 실행력을 잃고 있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 EF와 이더리움 커뮤니티는 위 세 가지 질문에 답해야 할 것다. 그리고 그 답은 ETH 투자자들의 가치 판단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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