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urce: Upbit
업비트는 7월 26일부터 8월 9일까지 원화마켓에 상장된 스테이블코인의 거래 수수료(0.05%)를 면제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같은 주 RLUSD와 USDG 등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연달아 상장하는 등 스테이블코인 거래량 확대를 노리는 이벤트를 발생시키고 있다.
업비트의 스테이블코인 상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스테이블코인 관련 이벤트가 이렇게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이번이 첫 사례이다. 본 글에서는 업비트가 왜 지금 스테이블코인 시장 확대에 집중하고 있을지에 대해 한국 거래소 간 스테이블코인 시장 점유율, 스테이블코인의 유출입 추이, 현재 규제 환경의 세 가지 축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1. 한국 거래소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재편

2025년 1월 국내 스테이블코인 거래 시장은 업비트(53.5%)와 빗썸(42.5%)이 95% 이상을 나눠 갖는 양강 체제였으나, 이 구도는 18개월 만에 완전히 바뀌었다. 2026년 6월 기준 일평균 스테이블코인 거래대금은 코인원이 845.8억 원(34.8%)으로 가장 많고, 빗썸 755.7억 원(31.1%), 업비트 730.2억 원(30.1%)이 뒤를 잇는 3강 구도를 형성 중이다.
그 배경에는 코인원이 2025년 10월부터 USDC 거래 수수료를 전면 무료화한 데에 있다. 경쟁사들이 0.04~0.20%의 수수료를 유지하는 동안 무료 정책을 이어간 결과, 코인원의 점유율은 2025년 3월 11.5%로 올라선 뒤 12월 30.5%를 기록하며 업비트(29.7%)를 처음 추월했다. 수수료에 민감한 수요, 구체적으로는 해외 파생상품 거래를 위한 자금 이동 수요와 달러 환차익 수요가 이동한 것이다.
여기서 확인되는 사실은 스테이블코인 거래 수요의 높은 가격 탄력성이다. 스테이블코인은 어느 거래소에서 매수하든 동일한 자산이고, 매수 후 상당량이 외부로 출금되기 때문에 거래소별 차별화 요소가 수수료와 유동성 정도로 압축된다. 0.05%p 남짓의 수수료 차이만으로 시장 1위가 바뀔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점유율 재편이 스테이블코인에 국한되어있다는 것이다. 2026년 6월 전체 거래대금 점유율은 업비트 60.0%, 빗썸 32.0%로 양사가 90% 이상을 차지하며, 코인원은 6.2%에 그쳤다. 업비트 입장에서 스테이블코인은 자신이 압도적 우위를 유지하는 전체 시장에서 가장 뒤쳐진 섹터인 것이다.
동시에 시장 자체의 파이는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 2026년 7월 5대 거래소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4억 6,669만 달러로, 1월의 23억 7,173만 달러 대비 80.3% 감소했다. 두나무의 2026년 1분기 매출은 2,34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영업이익은 880억 원으로 78% 줄었다. 시장 전체 규모가 반년 만에 5분의 1로 줄어든 상황에서, 시황과 무관하게 수요가 유지되는 섹터의 전략적 가치는 평상시보다 훨씬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2. 국경 간 관문 자산으로써의 스테이블코인

스테이블코인 수요의 성격을 이해하려면 매수된 스테이블코인이 어디로 가는지를 봐야 한다.
2026년 6월 한 달간 5대 거래소에서 해외 거래소로 출고된 스테이블코인은 2조 7,625억 원, 해외에서 입고된 금액은 2조 2,022억 원으로 순유출은 5,603억 원이었다. 순유출은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25년 1월 이후 18개월간 한 달도 끊기지 않았고, 누적 순유출은 약 14.9조 원에 달한다.
스테이블코인의 꾸준한 순유출 추세는 주식과 반대되는 행태를 보이는데, 2026년 2분기에는 해외 주식이 1조 6,185억 원 순매도를 기록하는 동안 스테이블코인은 1조 6,872억 원 순유출되었다. 해외 주식 자금은 시장 상황에 따라 국내 시장으로의 유입으로 방향이 바뀌곤 하지만, 스테이블코인은 시장 침체 국면에서도 방향이 바뀌지 않아왔다는 점은 한국 시장에서의 스테이블코인이 갖는 특수한 위치를 나타낸다.
현재 스테이블코인이 갖고 있는 해외거래소와 디파이 환경으로의 자본 이동의 통로 역할은 원래 스테이블코인의 것이 아니었기에 그 의미가 더 크게 다가온다. 국내 원화마켓에 스테이블코인이 상장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로, 업비트는 5대 거래소 중 마지막으로 2024년에 USDT 원화마켓을 연 바 있다. 그 이전에 해외 거래소로 자금을 옮기려면 비트코인이나 XRP 같은 변동성 자산을 매수해 전송하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었고, 전송 중 가격 변동 리스크를 감수해야 했다.
원화마켓 상장 이후 이 역할은 빠르게 스테이블코인으로 넘어갔다. 금융감독원이 2025년 1월부터 국경 간 이전 통계를 스테이블코인 기준으로 집계하기 시작했다는 사실 자체가, 규제당국이 스테이블코인을 국경 간 자금 이동의 대표 수단으로 인식하게 되었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시장에서 USDT가 거래량 기준으로 비트코인을 추월한 것이 2019년임을 감안하면, 한국은 원화마켓 상장 지연으로 인해 이 전환이 2024년 이후 압축적으로 일어난 사례로 볼 수 있다.
3. 스테이블코인 거래 확대 시도의 실제 효과
이제 업비트의 선택을 다시 보자. 업비트의 이벤트는 8월 9일까지의 한시적 조치인 반면, 점유율을 가져간 코인원의 무료 정책은 2025년 10월부터 상시로 유지되고 있다.
한시적 이벤트의 효과에 대해서는 참고할 만한 선례가 있다. 코빗은 2026년 1월부터 4월 13일까지 USDC 수수료 0% 이벤트와 리워드 프로모션을 진행해 기간 중 점유율 3.48%를 기록했으나, 이벤트 종료 후 거래량은 다시 업비트와 빗썸으로 재흡수됐다. 이 선례를 따라 업비트의 이벤트 역시 종료와 함께 효과가 소멸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벤트 기간과 평상시 데이터를 통해 그 여부를 전망해보자.
아래는 이벤트 기간과 이벤트 이전 1개월 동안 업비트에서의 스테이블코인 일평균 거래량을 나타내는 차트이다.

이벤트 이전 30일간 469.6억 원이었던 일평균 거래대금은 이벤트 기간 1,230.6억 원으로 162.0% 증가했다. 주말 효과를 제거한 주중 기준으로는 550.3억 원에서 1,486.9억 원으로 170% 늘었다.
효과의 즉각성도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벤트 개시 전일인 7월 25일 299.5억 원이었던 거래대금은 개시 당일(일요일) 721.9억 원으로 직전 주말의 두 배를 넘었고, 첫 평일인 27일 1,622.7억 원을 거쳐 29일 2,032.9억 원으로 고점을 기록했다.
데이터를 통해 추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세가지였다.
- 거래량 증가분의 사실상 전부를 USDT가 차지했다. USDT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460.6억 원에서 1,207.1억 원으로 늘었고, 업비트 스테이블코인 거래대금에서 USDT가 차지하는 비중은 이벤트 전후 모두 98.1%로 동일했다. 반면 이벤트와 맞물려 상장된 RLUSD(일평균 7.1억 원)와 USDG(3.4억 원)의 기여는 전체 증가분의 1% 수준에 그쳤다. 그마저도 지속되지 않았다. RLUSD는 상장 당일 56.0억 원을 기록한 뒤 다음날부터 1억 원 안팎으로 급감했고, USDG 역시 상장일 22.4억 원 이후 유사한 궤적을 보였다. 신규 상장 효과가 사실상 상장 당일 하루에 그쳤다는 의미다. 또한, USD1, USDS, USDE 같은 롱테일 페어와 금 연동 XAUT는 무료화에도 거래대금이 늘지 않거나 오히려 줄었다. 결론적으로, 업비트의 스테이블코인 확대 전략은 기존의 USDT의 거래를 다른 스테이블코인들로 분산시키는 데에 실패했다.
- 효과는 이벤트가 끝나기 전부터 감소하고 있다. 첫 주 일평균 1,486.5억 원이었던 거래대금은 둘째 주 846.8억 원으로 줄었다. 주말 포함의 영향을 제거하고 주중만 비교해도 첫 주 1,639.4억 원에서 둘째 주 1,105.8억 원으로 33% 감소했다. 이는 신규 개시 초기의 관심 유입이 빠르게 소진되는 패턴으로 해석된다.
- 교란 요인이 존재한다. 7월 중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업비트 USDT 가격은 6월 26일 1,517원에서 8월 4일 1,423원까지 하락했고, 특히 이벤트 기간과 겹치는 7월 말에 낙폭이 컸다. 환율 변동은 그 자체로 환차익 수요와 저가 매수 수요를 자극하므로 증가분의 일부는 수수료가 아닌 환율 효과일 수 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했을 때, 업비트는 이번 이벤트가 종료된 이후 수수료 부과를 재개하게 되면 이벤트 기간 동안 일시적으로 증가시킨 점유율을 유지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된다. 코인원이 무료 정책을 상시로 유지하는 한, 그 경우 업비트는 무료의 상시화와 수수료 수익 사이의 선택을 강요받게 될 것이다.
4. 제도화라는 변수
필자는 업비트 또한 수수료 무료화 이벤트의 거래량 증가 효과가 매우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며, 다양한 스테이블코인의 상장이 USDT로부터의 분산효과를 충분히 일으킬 수 없으리라는 것을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아니었다면 매우 유감이다.)
거래량 기반으로 계산했을 때 업비트는 지난 15일간 약 10억 원의 수수료 수익을 포기했다. 업비트가 비교적 수익성이 낮은 섹터에 굳이 수수료를 포기해가며 자원을 투입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한국의 규제 환경의 변화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첫째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도입이 가시권 안에 들어왔다는 점이다. 한국 정부는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하반기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추진을 공식화했다. 법안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인가제, 준비자산 보유 의무, 상환청구권 등이 담길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지니어스법이 2026년 말에서 2027년 초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어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글로벌 확산이 예상되는 시점이다.
둘째는 두나무의 지배구조 변화다. 2025년 11월 네이버파이낸셜은 두나무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포괄적 주식교환을 결의했고, 양사는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 지갑 중심의 결제 생태계를 핵심적인 시너지로 내세웠다. 이 관점에서 업비트의 스테이블코인 거래량, 유동성, 사용자 기반은 거래 수수료의 원천이라기보다 향후 결제 사업의 유통망에 해당하기에, 그 폭을 최대한 넓혀둘 필요가 있다.
셋째는 역설적이게도 두나무가 규제환경으로 인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수혜에서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행 특정금융정보법과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가상자산사업자가 특수관계인이 발행한 자산을 거래하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두나무가 네이버 계열로 편입된 후 네이버 참여 컨소시엄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경우, 해당 자산의 업비트 상장이 제한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올 수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라는 미래 상품의 취급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업비트가 지금 확실하게 확보할 수 있는 자산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유통 허브 지위뿐일 것이다.
5. 결론
데이터가 보여주는 업비트의 스테이블코인 드라이브는 세 개의 시간축이 겹친 결과다.
첫째, 단기적으로는 점유율 방어다. 18개월간 53.5%에서 30.1%로 하락한 점유율과 코인원의 상시 무료 정책이라는 명확한 원인이 있으며, 수수료 무료 이벤트는 이에 대한 직접 대응이다. 다만 코빗의 선례가 보여주듯 한시적 이벤트의 효과는 지속을 보장하지 않으며, 이벤트 종료 이후의 점유율 데이터가 업비트의 다음 선택을 결정할 것이다.
둘째, 중기적으로는 축소되는 시장에서의 방어적 세그먼트 확보다. 전체 거래대금이 반년 만에 80% 감소하는 동안에도 스테이블코인 출고는 18개월 연속 순유출을 유지했다. 시황과 무관하게 작동하는 수요는 현재의 시장에서 희소하며, 이 수요를 잡는 것은 거래대금과 원화 예치금 양쪽의 방어로 이어진다.
셋째, 장기적으로는 제도화 이후를 겨냥한 포지셔닝이다. 디지털자산기본법과 지니어스법이 만들 지급결제 인프라로서의 스테이블코인 시대에는 유통망과 유동성을 선점한 거래소가 협상력을 가진다. 네이버와의 결합이 결제 생태계를 목표로 하는 이상, 업비트에게 스테이블코인 거래량은 수익원이라기보다 인프라 투자의 성격을 가진다.
결론적으로, 스테이블코인 수수료 무료화는 수익의 포기가 아니라 수익 모델의 교체 시도로 읽어야 한다. 수수료로 돈을 버는 자산에서, 트래픽과 유동성을 모아 결제와 제도화 국면의 지분으로 전환하는 자산으로의 이동이다. 문제는 이 전환의 성패가 업비트의 실행이 아니라 입법 일정과 특수관계인 규제라는 외부 변수에 상당 부분 달려 있다는 점이며, 2026년 하반기 국회 정무위의 진행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본 보고서의 작성자는 본 보고서에서 언급된 자산 또는 토큰에 대해 개인적인 보유 또는 재산적 이해관계를 가질 수 있습니다. 다만, 연구 수행 또는 작성 과정에서 취득한 미공개중요정보를 이용하여 어떠한 거래도 수행하지 않았음을 밝힙니다. 본 보고서는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법률, 사업, 투자 또는 세무 자문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본 보고서를 기반으로 투자 결정을 내리거나 이를 회계, 법률, 세무 관련 지침으로 사용해서는 안됩니다. 특정 자산이나 증권에 대한 언급은 정보 제공의 목적이며, 투자 권유 또는 종목에 대한 추천이 아님을 밝힙니다. 본 보고서에 표현된 의견은 저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관련된 기관, 조직 또는 개인의 견해를 반영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본 보고서에 반영된 의견은 사전고지 없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 또한, 각 보고서에 포함된 개별 공시 외에도 당사 포필러스는 본 보고서에서 언급된 일부 자산 또는 프로토콜에 대해 기존 투자나 향후 투자 계획을 보유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아울러, 당사 계열사인 FP Validated는 본 보고서에서 언급된 프로젝트의 노드로 이미 참여 중이거나, 향후 참여할 예정일 수 있습니다. FP Validated의 네트워크 참여 관련 공시와 투명성 고지는 하단에 있는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