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경찰은 최근 세계 최대의 예측시장 플랫폼인 폴리마켓(Polymarket)의 국내 이용자들을 불법 도박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마 최근 6.3 지방선거에 대한 예측시장이 열렸고, 이에 한국 사용자들이 특정 후보에 수백만~수천만 달러씩 베팅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 수사의 원인으로 보인다.
만약 예측시장이 불법이고 도박이라서 규제하고 사용자를 처벌해야 한다면, “가능한 모든 자산의 토큰화”를 추구하는 토큰화 플랫폼들은 이 논리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1. 예측시장은 현행법상 일단 도박은 맞다.
폴리마켓을 비롯한 예측시장은 엄연히 말해 도박의 영역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현재 대한민국은 현행법상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스포츠토토를 제외하고, 베팅 사이트를 통해 금전이나 재산상 가치를 걸고 승패를 다투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불법으로 보고 있다.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자. 우리는 일반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도박인지 판단할 때 ① 돈이나 재산상 가치가 있는 것을 거는지, ② 결과가 불확실하고 우연성이 존재하는지, ③ 그 결과에 따라 이익 또는 손실이 발생하는지를 기준으로 삼는다.
이러한 기준에 따르면 예측시장은 법률적으로나 사전적으로나 도박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2. 그렇다면 토큰화는?
필자는 예측시장이 토큰화와 무관한 별개의 영역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예측시장은 토큰화가 지향하는 "모든 권리와 위험을 거래 가능하게 만든다"는 철학과 맞닿아 있다고 본다.
그리고 만약 토큰화의 궁극적인 비전이 "모든 자산을 토큰화하여 거래하기 쉽게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면, 그 시장 자체가 사행성과 완전히 무관하다고 판단할 수 있을까?
이 논리는 굳이 토큰화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 특정 자산에 대한 선물거래, 특정 정치인과 관련된 테마주 거래, 옵션거래 등도 사행성이 다분하다.
만약 국내 폴리마켓 사용자가 이번 6.3 지방선거 관련 베팅을 계기로 경찰에 입건되고 처벌받는다면, 6.3 지방선거 관련 테마주에 투기를 하는 사람들은 왜 처벌받지 않는가?
더 나아가 예측시장이 사행적이어서 불법이라면, 우리는 앞으로 어떤 자산들은 토큰화할 수 있고 어떤 자산들은 토큰화할 수 없는가?
결국 이 논의는 단순히 예측시장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에 어떤 권리와 위험까지 거래 가능한 자산으로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3. 역동적인 기술, 멈춰 있는 법률체계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우리는 매달 새로운 AI 모델들을 만나고 있고, 블록체인을 통해 정보를 습득하는 방식과 소비하는 방식 또한 변화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법률 시스템은 필자가 언급한 모든 기술들이 존재하기 이전에 만들어진 프레임에서 멈춰 있다. 이런 문제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한국은 미국이나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특히 보수적인 편이라고 생각한다.
예측시장은 이미 미국에서는 단순히 "합법"일 뿐만 아니라, 엄연히 혁신적 기술의 결과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디어들은 예측시장을 공식적인 여론조사 결과물 중 하나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세계적인 VC들은 앞다퉈 예측시장에 투자하고 있다. 예측시장 플랫폼들은 이미 꽤 유의미한 매출과 사용자 트래픽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 다시금 질문이 던져지고 있다.
한국은 늘 방어적이다. 예외가 없다. 이유야 다양할 것이고, 대라면 수천 가지도 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수많은 안 되는 이유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꼭 해야만 하는 이유가 단 하나라도 있다면 다시 검토해봐야 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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